오후 7시 40분 경 시작된 행사에서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는 "법적으로 회사는 주주가 주인이지만 프레시앙은 기자와 필자를 잇는 제3의 주인"이라며 "<프레시안>이 어려운 처지에 몰렸을 때 성원을 보내준 여러분들을 뵈니 반갑고,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프레시안(최형락) |
박 대표는 제2차 프레시앙 모집 캠페인에 대해 "아직 만족스럽진 않지만 <프레시안>의 콘텐츠가 구독료를 권유할 정도의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조중동' 헤게모니에 맞섰던 공영방송의 역할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우리 같은 언론이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프레시앙과 직접 소통의 기회가 적었던 데 양해를 구하며 "향후 10년을 바라보며 여러분들이 주시는 충고와 조언, 비판을 경청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칭찬과 격려, 쓴소리 오가던 2시간
유현주 피아니스트의 축하 공연에 이어 프레시앙들은 차례대로 <프레시안>에 대한 단상과 기대를 밝혔다. 파주에서도 온 박수상 씨는 "척박한 언론 환경에서 <프레시안>이 지녔던 가치는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며 "초국적 기업인 삼성의 방자한 행태나 남북 관계를 대결구도로만 몰아가는 현실을 파헤쳐 문제를 말할 수 있는 건 인터넷 언론뿐"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프레시안>의 향후 10년은 좋은 기사를 쓰고 필자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며 "더불어 권력이 건드릴 수 없고 두려워 할 수 있는 공정한, 권위 있는 언론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곽환준 씨는 "스마트폰에 <프레시안> 애플리케이션이 나온 뒤 기사를 본격적으로 읽게 됐고, 프레시앙에도 가입하게 됐다"며 "인터넷 기사에 광고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프레시앙에게 광고 없는 지면을 보여주겠다는 아이디어가 가장 눈에 띈다"라고 말했다.
안산에서 온 권제세 씨는 "2007년에 FTA를 반대하는 <프레시안>에서 FTA 광고가 나오는 걸 보고 비판한 적이 있다"며 "이후 프레시앙 모집 알림을 보고 비판한 책임도 있고 해서 가입했다"라고 말했다. 권 씨는 "그 동안 좋은 기사 많이 써줘서 감사하고 이런 만남의 자리가 앞으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밝힌 안용우 씨는 "나는 딱히 진보도 아니고 거창한 생각을 하면서 살지도 않지만 관심 가는 이슈에 대해 <프레시안>은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 지 보려 홈페이지에 접속하곤 한다"며 "두 딸이 살아가는 세상은 큰 목소리뿐 아니라 작은, 다른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프레시안>에 매달 소액을 보태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2차 프레시앙 모집 캠페인에 대한 격려도 있었다. 정동수 씨는 "아는 사람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주면서 선물로 알고 또 다른 두 사람에게 선물하라고 했다"며 "두 권을 사서 보냈는데 반응이 참 좋았다. (프레시앙도) 이런 식으로 퍼져나가 개미군단을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 씨는 "몇 천원이라도 자동이체 시키는 게 '연대'고, 연대는 '입금'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족이나 친구, 생각이 통하는 이들에게 권해 십시일반으로 함께 연대에 전진하는 걸 실현시키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프레시안>의 '퀵뷰(Quickview)' 기능을 통해 당일 기사를 모두 다 읽는다는 대학생 장혜원 씨는 "내가 다른 학생들과 2% 다른 생각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었던 건 어릴 때부터 <프레시안>을 읽고 그에 동의했기 때문"이라며 "젊은 층도 <프레시안>의 기사를 통해 변화하고 국가나 사회, 세계의 모습을 그리며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6일 서울 종로 통의동 '길담서원'에서 열린 <프레시안>과 프레시앙의 '첫만남'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천에서 온 김민재 씨는 "아직도 주위에서는 <프레시안>을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고 했고 박성준 '길담서원' 대표는 "<프레시안> 기자들은 기자 냄새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뮤즈'라는 아이디만 밝힌 한 여성은 "<프레시안>이 가십성 기사를 다루지 않는 건 진정성 있어 보이지만 간혹 진보적 가치를 다뤄야 한다는 강박이 강해 전달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프레시안>의 또 하나 특징은 (기사가 긴 탓에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간 도둑'이라는 점"이라며 "장점도 있지만 접근성의 차원에서 앞으로 프레시앙을 늘려나가 는데 있어 좀 더 개방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프레시앙>이 대중 정서에 맞는 가벼운 기사도 다뤄야 한다는 의견과 정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기도 했다. 박인규 대표는 개진된 의견들에 대해 "아직 우리가 설익은 부분이 많다"며 "지적으로 완벽해야 글을 쓸 수 있다는 강박을 버리고 머리가 아닌 몸으로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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