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조가 29일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민주노총은 사실상 수년 전부터 탈퇴한 것과 다름없었다며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양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 노조인 서울지하철 노조는 이날 군자차량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탈퇴 및 새로운 상급단체 설립·가맹을 묻는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27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실시된 투표에 조합원 8639명 중 8197명이 참여해 94.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개표 결과 53.0%인 4346명이 찬성표를 던져 민주노총 탈퇴가 확정됐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는 7월 지방 공기업노조연맹과 현대중공업 등이 가입되어 있는 '새희망 노동연대'와 가칭 '국민노총'이라 불리는 제3노총을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 2009년 12월에도 민주노총 탈퇴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54.6%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민주노총는 2009년부터 서울지하철노조와의 관계가 사실상 끊어져 있었던 만큼 탈퇴가 가결된다고 해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지하철노조 전·현직 간부들로 구성된 현장조직 '서울지하철 노동자회'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노조 규약에 따라 투표가 부결됐다고 주장했다. 노조 규약 5조에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탈퇴하려면 규약을 변경해야 하고, 규약 변경은 53조에 따라 재적구성원 과반 이상이 참석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4개 호선별로 투표용지의 색깔이 달랐다며 사업장별 조합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찬성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노동부 유권해석에 따라 상급단체 변경은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가능하다"며 "지난 (부결된) 투표 때도 과반 여부만 따졌지 '3분의 2' 이야기가 나온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투표용지 색깔과 관련해서는 "2년 전부터 각 호선 집행간부들이 소속 조합원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번 선거 때만 달라진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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