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정규직 직원에게만 지급하던 경조사비를 지난 2월부터 비정규직에게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진정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하자 스스로 시정한 것.
2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월 7일부터 비정규직에게도 정규직과 같은 수준의 경조사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정규직 직원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가 사망하면 250만 원을 지급했지만 비정규직은 50만 원밖에 지급하지 않았다. 또 정규직 직원이나 배우자가 출산을 하면 80만 원을 줬지만 비정규직은 제외돼 왔다. 본인이나 자녀의 결혼 시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받는 돈의 차이는 최대 5배까지 났고 지급하지 않는 항목도 많았다.
이에 비정규직지부는 지난해 11월 하나은행의 차별을 시정해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은 바 있다. 인권위는 지난 2007년에도 LG데이콤(현재 LGU+) 계약직 직원과 관련 장례비 등 복리후생에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지 말라는 권고를 한 바 있다.
금융노조 비정규직지부 차윤석 위원장은 "하나은행은 진정 당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업무가 달라 시정할 의사가 없다고 하다가 인권위의 조사가 계속되자 지난 2월 스스로 시정했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한 중요한 승리"라고 평했다. 하나은행에 소속된 30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는 하나은행이 시정함에 따라 진정사건을 기각했다고 19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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