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의 '원조'격인 '프리챌(www.freechal.com)'이 1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프리챌의 모기업인 솔본은 11일 프리챌의 파산 선고가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2002년 유료화 전환 이후에도 계속 적자를 보던 프리챌은 지난해부터 모기업과 경영권을 놓고 내홍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솔본이 지난해 말 파산신청을 한데 이어 프리챌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모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2000년 1월 대중에게 처음 선보인 프리챌은 당시 새로운 개념이었던 '아바타' 등을 선보이며 다음, 야후코리아 등과 함께 커뮤니티 포털로 유명세를 탔다. 하루 방문자 수가 1000만 명을 넘기기도 했던 프리챌은 2002년 10월 유료화라는 '악수'를 두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이용자들은 추가로 돈을 내고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이 없었기에 곧 다른 포털의 커뮤니티로 옮겨 탔다. 열심히 활동하는 커뮤니티가 유료화 때문에 문을 닫는데 대한 배신감도 컸다. 이듬해 유료화 결정을 철회했지만 떠난 이들을 붙잡을 수는 없었고 곧 대형 포털 사이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이후에도 프리챌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유료화로 전환된 그해 말 전제완 당시 프리챌 사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포털 경쟁이 심화되면서 게임, 동영상 서비스 등을 선보였지만 과거의 영광은 재현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프리챌은 P2P공유 서비스인 '파일구리'를 선보이는 등 서비스를 유지시켜 왔지만 누적되는 적자에 결국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잦은 경영진 교체, 모기업과의 갈등도 온전히 서비스 개발에만 몰두할 수 없던 이유 중 하나였다.
프리챌의 유료화 결정은 초기 인터넷 환경에서 획기적인 발상이었지만 대중에게 외면당했다. 최근까지도 유료 커뮤니티 모델은 성인 사이트 등 특정 사이트에서만 발견될 뿐 대부분의 개방된 포털은 이용자들의 접근을 비용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의 '강제'는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게 시장에서 쫓겨난 프리챌이 남긴 교훈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