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필수식량인 쌀값마저 오르고 있다. 정부는 비축쌀 보유분이 충분한만큼, 이를 시장에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산지 쌀값은 80킬로그램(㎏)당 14만696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 올랐다. 수확기(10~12월)와 비교하면 6.9%나 치솟았다.
정부 비축쌀은 153만 톤(t)에 달해 1994년 이후 최대 규모인데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까닭은 현지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쌀 수확량은 429만5000t으로, 전년(491만6000t)대비 62만1000t 줄어들었다.
또 미곡종합처리장(RPC)의 벼 재고량이 작년 1월140만t에서 올해 1월에는 92만9000t으로 감소했다. RPC는 도정시설과 저장시설을 같이 갖춘 시설로, 수확기 농가에서 재배한 쌀을 사들여 1차 가공하는 시설이다.
실질적인 쌀생산량을 결정하는 도정수율(수확한 벼의 무게에 대한 도정된 백미의 비율) 역시 평년보다 3%포인트가량 낮은 69%에 머무르고 있다.
무엇보다 기저효과가 있었던 만큼, 최근의 물가 상승세와는 달리 볼 측면이 있다. 지난 2008~2009년 지속된 풍년으로 생겨난 하락분을 최근 다시 메우는 수준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2008년 초 산지 쌀값이 80㎏당 15만 원 선이었는데 그해 수확기(10월) 이후 내리 하락해, 작년 수확기에는 13만 원을 밑돌았다"며 "2008년 수준을 회복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의 가파른 상승세 이유로는 "쌀의 가격탄력성이 커, 공급이 조금만 부족해도 가격의 오름폭이 크다"고 언급했다.
일단 농식품부는 이달부터 정부 비축쌀 6만1000t을 RPC 등 산지 가공업체에 판매키로 하고, 앞으로 쌀값이 과거 5년간 분기별 평균 가격보다 3% 이상 상승할 경우 공매방식으로 판매키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10월 말 현재 정부의 쌀 재고량이 비상시에 대비한 비축물량 100만t보다 53만t이나 여유가 있다"며 "여유분을 판매해도 쌀값의 급격한 변동은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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