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외환은행장에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이 내정된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는 윤 전 행장의 선임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7일 금융권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산하 경영발전보상심위원회(경발위)는 윤 전 행장을 차기 외환은행장 자격으로 하나금융 사내 등기임원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열리는 외환은행 이사회가 윤 전 행장을 은행장으로 선임하고, 29일 주주총회에서도 이 안건이 통과되면 윤 전 행장은 행장으로 최종 선임이 확정된다.
하나금융측은 윤 전 행장이 "외환은행 인수·합병(M&A) 시너지를 높이고 외환은행 노조를 끌어안을 수 있는 적임자"라며 "정통 관료출신으로 PMI(합병후 통합)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당국 협조도 원할하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 측은 이날 성명을 내, 하나금융이 강조한 윤 전 행장의 강점이 바로 문제라고 반박했다. '금융당국과의 협조'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과 관련,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처지다. 당국의 승인은 오는 16일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 행사를 포기한 것에서 보듯, 외환은행 인수는 정치권과 관계당국 및 하나금융이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며 윤 전 행장의 외환은행장 선임은 "론스타의 신속한 한국 탈출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금융감독위원회 정책2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그의 경력이 금융당국 설득을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노조는 또 "윤 전 행장의 치적으로 평가받는 기업은행의 고속 성장은 직원 쥐어짜기의 결과일 뿐"이라며 경영능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경발위에서 내린 결정으로, 하나금융이 뭐라 입장을 전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경영능력과 개인 자질 면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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