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 집행 시 성장보다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김 총재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물가안정의 기반 위에 적정 성장률을 유지함으로써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정부와 정책공조보다 물가 안정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총재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성장보다) 더 큰 관심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우리나라가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 성장 궤도에 진입해 가는 시점에서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거시 경제의 안정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경제에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정부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대부분 금융기관보다 높은 5%로 잡아놓았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시장 여건이 아직 뚜렷이 개선되지 않은 마당이라 고성장을 위해서는 돈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은 돈값 인상 요인이다.
그러나 김 총재가 취임 이후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강화해 온 점으로 미뤄볼 때 한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한은의 보다 명확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는 4월로 예정된 올해 성장률 전망 수정치 발표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전망한 경제성장률 4.5%, 물가상승률 3.5%보다 수치가 떨어질 경우, 한은의 정책방향이 확실히 종전보다 물가안정에 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으로 한은의 실기 논란은 입장변화와 상관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내내 고물가 논란이 지속됐음에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아 "인상 시기를 이미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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