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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전, 결국 현대차 승리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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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전, 결국 현대차 승리로 가나

채권단, 현대차와 협상 고려할 듯… 현대건설 노조도 "현대차 환영"

현대건설 인수전의 최후 승자로 현대차그룹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건설 노동조합은 20일 성명을 내 "현대건설 임직원의 95%가 선호하는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자로 선정하고 힘차게 새 출발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을 인수주체로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현대건설 매각이 무산되고 원점으로 되돌아가 표류하게 되면 10년간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은 무너지고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채권단은 고가매각 원칙만 고집할 게 아니라 자금조달능력, 경영능력, 자금출처 등을 면밀히 검토했어야 하는데 졸속매각을 진행한 결과 오늘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채권단을 비난했다.

실제 분위기는 점차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채권단은 전체회의를 열어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MOU) 해지 및 주식매매계약 체결안을 한꺼번에 서면으로 상정했는데, 이 때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문제는 추후 전체 주주협의회에서 협의해 결정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안건도 올렸다.

현대그룹과 본계약 자체를 거부한 이후,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을 추진할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실제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MOU를 해지하면, 차순위 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협상에 나서는 구도가 그려질 수밖에 없다. 빠른 시일 내에 현대건설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명분까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채권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전체적인 기류는 현대건설 매각을 이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쪽"이라며 "5조1000억 원(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을 받을 수 있는 '딜'을 뚜렷한 명분 없이 무산시키면 주주들에 대한 배임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을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채권단의 의결권 비중은 외환은행이 25%로 가장 크고, 정책금융공사(22.5%), 우리은행(21.4%) 순이다.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은 정부 입김이 강한 만큼, 이번 사태는 정치적 고려까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실상 인수전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한 현대그룹은 "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제기하며, 추가 자금마련 계획도 발표했다. 채권단의 입장을 되돌리려는 노력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상황 반전이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20일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이 현재 접촉 중인 외국계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들을 대상으로 수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현대건설 인수대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차입 의존금 규모를 줄여 '승자의 저주' 발생을 막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또 "현대그룹보다 4100억 원이나 낮은 가격을 써 낸 현대차와 협상하는 것이야말로 (채권단의) 배임"이라며 "법과 입찰규정에 따라 현대그룹과 맺은 MOU에 근거해 정상적으로 입찰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채권단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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