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9일 저녁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주당 배당금 관련 내용을 보충설명하는 정정공시를 올려, '고비용 인수'를 비판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저녁 지난달 25일 공시한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2010년 결산배당금은 주당 850원으로 가정했다"고 정정공시했다. 공시내용을 보면, 올해 외환은행의 결산배당금이 주당 850원을 초과할 경우 그만큼 외환은행의 주식가치가 떨어져 외환은행 주식 인수대금도 떨어지게 된다.
론스타가 매각하는 참에 배당금을 과도하게 늘리면 그만큼 배당이익을 더 챙길 수 있게 되는 반면, 하나금융은 배당락으로 인한 주가하락분을 인수대금에 반영하지 못해 그만큼 더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결국 론스타의 배당이익을 주당 850원 수준으로 확정하는 결과를 가져와, 그만큼 하나금융이 공시한 인수가액에 더해 외환은행 배당금만큼의 금액을 론스타에 더 지불하는 효과도 가져오게 된다. 배당액이 주당 850원으로 확정되면 론스타는 매각 과정서 3000억 원가량의 추가이익을 얻게 된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체결한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의 주당 인수가격이 1만4250원이 아니고, 론스타에 주당 850원의 확정수익을 추가로 보장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10일 보도자료를 내 "외환은행의 주당 결산배당금 850원을 이미 실시한 중간배당 235원에 포함하면 론스타에 총 1085원의 배당(외환은행의 2010년 당기순이익 1조원 예상시 배당성향 70%)까지 용인해 준 것"이라며 "금융기관으로 몰상식한 행동이며, 이번 계약이 졸속임을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정정공시의 내용이 전부인지도 여전히 믿을 수 없다"며 "하나금융지주가 또 다른 내용을 은폐하고 있다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과거 1조6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2006년에도 외환은행의 배당 비율은 64%(주당 1000원)에 달했다"며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 론스타가 챙겨갈 배당이익이 주당 1000원을 넘어갈 위험이 높았다"고 반박했다.
또 "현대건설 매각이 조기 종료되면 외환은행이 막대한 추가 이익을 얻게 돼, 론스타가 이익 배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회계연도 결산배당 규모를 주당 850원으로 제한한 건 협상에서 주도권을 발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최초 공시하지 않고 뒤늦게 정정공시한데 대해서는 "시장의 오해를 명확히 풀기 위한 조치"라며 "공시해야 할 사항이었다면 진작에 공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시 외환은행은 2005년에 배당을 하지 않아 규모가 커진 것일 뿐이므로, 단순 비교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07년 96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외환은행의 배당액은 주당 700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외환은행의 예상 이익 수준은 1조1000억 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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