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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모두가 '내집 마련' 성공하면, 행복해질까?"

[기고] 주택 오너십 전략과 전세대란

1.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급등과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

수도권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주간 전세가격 상승률이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함과 더불어 작년 9월 18일(0.22%)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10월 22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5~22일 한 주간의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 하락한 반면, 전세가격은 0.20%(서울, 0.23%) 상승하여,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률이 소폭 줄어들고 있는 반면, 전세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매일경제>, "수도권 전세금 상승률 올 최고치", 2010.10.22).

전세대란의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의 고흥길 정책위원장은 이미 10월 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전셋값 폭등과 관련, "전세대란이라는 게 당장 무슨 대책이 나오기는 어렵다"면서 "물량확보가 중요하고 정책수단으로 쓸 수 있는 게 금리를 낮추고 거래세와 양도소득세 완화를 통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수단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해양부 차원에서 세금을 내린다든지 폐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고 주택공급 물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현재 전세대란을 당장 끌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연합뉴스>, "고흥길 '집시법 개정 이달중 처리'", 2010.10.08).

이후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근 전셋값 폭등에 따른 서민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의 전세대출금 지원규모와 대상을 확대하고 금리도 낮추기로 했다. 현재 시행 중인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용 대출금을 가구당 5600만~6000만 원에서 6300만~8000만 원으로 올리고 현재 최고 연 4.5%인 이자는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매하는 아파트 중 입주시기까지 미분양된 아파트는 2년 뒤 분양을 조건부로 해 전세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서울경제>, "전세 대출금 늘리고 금리 2%대로 낮추기로", 2010.10.19). 이처럼 전세대란 해결책에 대해 정부와 한나라당은 상당히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현재 전세대란의 원인에 대해 논란이 많다. 공통되는 의견은 주택가격 하락기에 주택구입을 미루고 전세주택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많다는 것이고, 거기에 이사철 수요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즉, 전세대란의 원인은 시장 및 시장에 참여하는 개인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분석은 정부의 책임을 덜어주기 때문에 정부 관계자가 좋아할 만한 설명방식이다.

반면에 민간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공공임대주택 공급부족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전세대란 해결책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정부의 공공임대정책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분석을 종합하면 마치 '시장과 정부의 네 탓 대결'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프레임은 주택시장과 주택정책이라는 제한된 틀에서만 바라볼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이러한 틀을 넘어서서, 주택시장과 주택정책의 상위 변수라고 할 수 있는 '보수 정치세력 강화를 통한 정권 재창출'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전세대란을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새로운 각도를 제공하는 분석틀은 주택소유를 확대함으로써 경기부양과 정권 재창출을 추구하는 정부의 "오너십 소사이어티(ownership society) 전략"이다.

2. 미국의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의 역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2월 28일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연설에서 오너십 소사이어티(Ownership Society)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으며 이후 2004년 대선을 거치면서 2기 취임사에서 다음과 같이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을 공표하고 행정부의 agenda로 채택하였다.

To give every American a stake in the promise and future of our country, we will bring the highest standards to our schools and build an ownership society. We will widen the ownership of homes and businesses, retirement savings and health insurance preparing our people for the challenges of life in a free society. (2004년 부시 대통령 취임 2기 취임사의 일부)

오너십 소사이어티(Ownership Society) 지지자들은 사회구성원이 본인 자산을 소유하고 있게 되면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게 되어 서구 자본주의 사회가 추구하는 책임의식, 자유 및 번영의 가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소유하는 오너십 소사이어티(Ownership Society)로 이행할 수 있도록 개인의 소유권 및 소유가능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주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정전·김윤상·이정우 외, <위기의 부동산>, 후마니타스, 2009, 26쪽).

이렇게 되면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첫째, 자산 가치에 영향을 주는 사회 및 국가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둘째, 보유 자산을 이용하여 더 큰 이익을 얻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 결과 국가 전체의 후생수준이 증대되는 효과를 유발한다는 것이다(The Washington Briefs,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워싱턴주재원, 2005.4, 45-46쪽).

이후 공화당은 2004년 9월 전당대회에서 자가(自家)소유, 자영업 활성화 및 투자확대를 위해 개인 퇴직연금계정 및 의료보험계정의 확대, 감세의 영구화 등을 골자로 하는 독트린을 채택하였다(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제2004-48호, 1쪽). 자가소유 확대를 위한 핵심 전략은 계속해서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실시하고, 주(州) 및 지방정부가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과도한 토지이용규제를 완화하는 것이었다(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제2004-48호, 3쪽).

부시 정부가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을 추진하고 내 집 마련을 강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각종 정책적 지원이 뒤를 이었다. 사람들에게 보증금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는가 하면, 2년 동안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 주기도 하고, 차입자의 구두 답변만 듣고 아무 증빙서류 없이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각종 채권과 섞은 각종 파생 금융상품이 나타났다.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낮으니 중산층, 서민들이 내 집 마련에 대거 동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정보산업 거품의 붕괴와 9·11 테러 이후 미국 경제의 불황을 우려해 2001년 이후 금리를 13회나 인하해, 2001년 6.5%이던 기준 금리가 2006년에는 1%대로 하락했다. 중산층, 서민들이 내 집 마련에 대거 나서면서 미국의 자가 소유 비율이 1995년 64%에서 2005년 69%로 급상승했다. 그 이후 우리가 잘 아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여 현재 220만이 넘는 미국 서민, 중산층 가구가 집을 압류당하고 길거리에 나앉을 위험에 빠졌다(이정전· 김윤상· 이정우 외, <위기의 부동산>, 후마니타스, 2009, 49-50쪽).

더구나 자가소유 확대정책은 공공임대주택 등 정부의 사회적 약자 배려정책을 희생하면서 시행되었기에 사회·경제적 양극화 초래, 젊은층의 자가소유 가능성 하락, 사회의 불안정성 증대 등을 초래하고 말았다(이정전· 김윤상· 이정우 외, <위기의 부동산>, 후마니타스, 2009, 268쪽).

주택과 관련하여 미국의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을 핵심적으로 요약하면, '자가소유 확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부양'과 '보수 정치세력 강화'이다. 김수현(2009)에 따르면 주택공급 확대와 주택소비 촉진 등 자가소유를 확대하게 되면 '부동산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주택을 구입한 개인은 주택가격 하락을 저지하려는 보수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지지하는 쪽으로 정치적 성향이 보수화되어 '보수 정치세력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정전· 김윤상· 이정우 외, <위기의 부동산>, 후마니타스, 2009, 266-267쪽). '보수 정치세력 강화'는 결국 정권 재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부시 정부의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 중 자가소유 확대 정책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오너십 소사이어티 스스로를 파괴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자를 소유하고자 하는 동기는 자연스럽고, 이러한 욕구가 시장을 통해 해소되는 것 역시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정부가 추진한 자가소유 확대정책이 오히려 미국 사회를 파괴한 본질적인 원인은 정부의 묵인 하에 소득을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자가소유를 확대하면서 발생한 거품이 붕괴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토지 불로소득의 사유화와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본 전제로 하여 주택시장이 움직이도록 주택 및 금융정책을 설계한 정부의 문제였다. 거품의 확대재생산을 초래하는 자가소유 확대정책은 구조적으로 스스로를 파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은 정권 재창출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권 붕괴를 초래하는 '오너십 소사이어티의 역설' 상태에 빠지게 된다.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의 역공을 맞은 부시 정부는 결국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맞으며 오바마 정부에게 정권을 이양하게 된다.

3. 한국의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과 전세대란

3.1. 현 정부의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지속적이며 일관되게 주택공급 확대 및 주택수요 확대 정책을 펼쳐왔다. <2008.9.19 도심 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 주택 건설 방안>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연평균 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며,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도 자가보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아래에서는 관련된 자료를 통해 현 정부의 주택정책을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으로 볼 수 있는지를 2단계로 나누어 검토한다. 그런 후에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이 전세대란 발생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분석한다. 먼저 1단계로 손낙구의 논의를 중심으로 자가소유 확대와 보수 정치세력 강화의 관계를 살펴보자.

1) 1단계 검토 : 자가소유 확대와 보수 정치세력 강화

손낙구는 2004년 총선 자료를 이용하여 주택소유와 정치적 보수화의 관계를 정태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집을 한 채 이상 소유했거나 고학력자들이 대부분인 부유층은 대체로 투표율이 높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무주택자 비율이 높은 저소득층은 현재의 야권 정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아 계층투표 양상을 보였지만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분위 중 하위 50개 읍면동의 주택소유율이 39%이었으며 투표율은 48%를 보였다.

그런데 소득분위가 올라가면서 각 분위별 주택소유율도 올라감과 동시에 투표율도 처음의 48%에서 꾸준히 상승하여 5분위의 투표율이 68%나 되었다. 또한 각 분위별 주택소유율이 올라갈수록 보수정당인 한나라당 지지율이 상승하였다.

전체 득표율에서는 민주(+열린우리)당이 46%로 한나라당의 36%를 10% 포인트 앞섰으나, 주택소유율이 올라갈수록 한나라당 득표율이 상승한 반면 민주(+열린우리당)의 득표율은 오히려 감소하였으며, 5분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표 1과 그림 1 참조).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을 이겨내고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민주(+열린우리당)을 지지한 시점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2008년 대선에서는 주택소유와 한나라당 득표율 간의 관계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났을 것임은 분명하다.


2) 2단계 검토 : 현 정부의 자가소유 확대와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11번의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정책 내용이 주택공급 확대 및 (대출을 통한) 주택수요 확대정책 이었다. 11번의 부동산 관련 정책들 중에서 <2008. 6. 3. 신혼부부 특별공급 발표>와 <2009.8.23. 전세시장 안정 대책>을 제외한 9번의 부동산 대책은 모두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의 목표로 설정된 '자가소유 확대와 부동산 경기부양'이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성격의 대책이었다(표 2 참조).

<표 2>에서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에 부합하는 9개 대책의 주요 방안을 '공급확대', '수요확대', '세제감면', '규제완화'라는 기준으로 재분류하면 아래의 <표 3>과 같다. 놀랍게도 <2010.8.29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의 마지막 방안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현행 유지' 만이 <표 3>의 분류에 포함되지 않았고 나머지 모두는 4가지 기준으로 모두 분류되었다.

게다가 '규제완화'는 결국 '공급확대'와 '수요확대'로 볼 수 있으며, '세제감면' 역시도 '수요확대'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모두 '공급확대'와 '수요확대'라는 두 기준에 포섭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간단한 분석을 통해서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에 정확히 부합함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은, 부동산 대책이 초반기에는 공급확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가 뒤로 갈수록 수요확대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잉공급에 따른 미분양사태가 발생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표 3> 주요 방안을 기준에 따라 분류

▲ 자료 : <건설경제신문>, "이명박 정부 주요 부동산 정책", 2010. 8. 29일자 기사를 이용함.
여기서 미국과 한국의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의 차이점을 간단하게 언급할 필요가 있다. 미국 주택 시장은 파생 금융상품이 최고로 발달해 있는 반면 한국 주택 시장은 고유의 전세제도가 발달해 있다. 이러한 제도적 차이점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금융위기를 초래하게 되었으나, 전세제도가 금융위기의 발생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대신 전세대란이 발생하였다.

3.2.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과 전세대란의 관계

1) 보금자리 주택정책 실시로 인한 공공임대주택의 감소

이명박 정부는 주거복지 정책의 핵심을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에서 '공공분양주택 공급 중심 - 공공임대주택 공급 병행'으로 전환하고, 기존의 국민임대주택 단지를 보금자리주택 단지로 전환하였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08.9.19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도심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 주택 건설방안>에 따르면 향후 주택정책을 "안정적인 주택공급"과 "서민들을 위한 주거복지"에 두었다. 이를 위해 수요억제 및 공급규제를 개선하면서 시장을 통해 향후 10년간 연평균 5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해 나가고, 무주택 서민과 저소득층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보금자리 주택'을 향후 10년간 150만호 공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명박 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보금자리 주택은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자가보유를 늘리기 위해 소형 분양주택을 70만호 공급하고, 분양가를 기존보다 대폭 저렴하게 하면서 금융지원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나머지 80만호 임대주택 중에서 20만 호는 10년간 임대 후 분양 전환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장기 임대주택은 60만호로 줄어든다.

이명박 정부는 1년 후인 2009. 8. 27일에 다시금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 및 공급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 중인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개발일정을 앞당겨 현 정부 임기 내인 2012년까지 모두 개발하여 당초 총 12만호로 계획된 공급량을 총 32만호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방안을 발표한 배경은 당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민간부문 공급이 감소하여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우려' 때문에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안정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함이었다. 단순한 '우려' 때문에 매매용 주택공급을 앞당기려는 정부는 현재 전세대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상황에서도 전세대란 대책에는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이명박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기조 변화가 공공임대주택 감소라는 구체적인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강기갑 의원의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세난은 이명박 정부가 임대주택은 줄이면서 분양 공급을 늘리고, 무리한 뉴타운 재개발 추진으로 멸실주택을 한꺼번에 늘린 것이 원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서 전국 지자체와 LH의 연도별 공공분야 임대주택 공급 현황을 제시하고 있는데, 2003년부터 임대주택 공급이 증가하여 2007년에는 13만 3,120호를 공급하였으나, 2008년 10만 7,890호, 2009년 7만 7,028호로, 2007년 대비 절반으로 급감하였고, 올해에는 9만호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8월말 현재 2,491호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공분야의 분양주택 공급은 2008년까지는 완만하게 증가하였으나, 2009년 9만 8,665호로 2007년 대비 2배 가까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그림 2 참조).


2) 전세자금 지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의 전세 대책

이명박 정부는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두고 이미 두 번에 걸쳐 분양주택 공급 위주로 전환한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 및 조기 공급대책을 수립 발표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시장 안정을 겨냥한 대책을 두 번에 걸쳐 발표하였다.

하나는 <2009.8.23. 전세시장 안정 대책>이고, 나머지 하나는 최근 발표한 <2010.8.29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이었다. <2009.8.23. 전세시장 안정 대책>을 살펴보면, 이미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을 확정하여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9년 당시의 전월세값 인상은 전월세 가격의 '회복'으로 인식하고, 수요측면에서 주택기금 전세자금 지원 및 민간 전세대출 보증한도를 확대하고, 공급측면에서 도시형 생활주택 및 오피스텔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0.8.29. 대책>에서는 전세자금 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주택기금 전세자금 대출한도 확대 및 상환부담 완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전세자금 및 전세금 반환자금 대출보증 지원강화', '은행의 보증부 전세자금 대출금리 인하 유도'를 발표하였다. 두 발표 모두 전세자금의 지원 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 전세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보다는 손쉽게 전세자금 대출규모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임대보다는 소유를 추구하는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에서는 당연한 대응책이다.

3.3. 전세대란은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의 필연적 결과

현 정부가 추진하는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의 핵심 구조는 '매매주택 공급확대(공공임대주택 감소) + 대출확대를 통한 주택수요 확대'이다.

주택 가격 상승기에는 이러한 전략이 잘 들어맞는 것처럼 보인다. 거품을 진정한 부의 증가로 착각하게 되며, 심각한 전세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격하락기에는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주택매매시장이 가라앉으면서 동시에 민간 전세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격하락기에 단기적으로 전세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민간 전세공급이 감소하여 전세대란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정부가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을 구사하면서 실시한 보금자리주택 정책은 공공분양주택을 늘린 대신 전세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크게 감소시켰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전세대란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처럼 전세대란은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의 필연적 결과인 것이다. 올바른 처방은 이러한 견지에서 내려져야 한다.

4. 결론 : '거품 탈피형 주택소유 정책'과 주택임대 정책의 균형

전세대란이 현 정부의 주택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필연적 결과이기 때문에 전세대란에만 국한된 처방이 아닌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처방을 해야 한다. 처방의 출발점은 위에서 제시한 두 가지 요인, 즉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과 '무리한 서민 주택소유 정책'에서 출발해야 한다.

처방의 핵심 기조는 '거품 탈피형 주택소유 정책'과 주택임대 정책의 균형이다. 먼저 주택소유 정책이 거품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 정부가 폐기한 토지 불로소득 환수장치를 다시 복귀시키고, 주택담보대출을 잘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화 하여 실수요 '대기자'들은 주택을 구입하려고 나설 것이다. 전세수요가 흡수되는 것이다. 여기서 토지 불로소득(개발이익)이 건설업자와 주택투기자에게 돌아가지 않을 경우 민간 신규주택 공급이 멈출 것이라는 주장은 지나치다. 다만 신규주택 공급 규모가 감소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부족한 공급은 우선 제도변화로 인해 시장에 나오게 되는 기존 주택의 공급으로 충당할 수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보충해야 한다. 즉, 무분별한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급이 아니라, 주택 총량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민간 분양주택 공급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새로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은 전세수요는 공공임대주택과 민간 임대시장을 통해 해결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이러한 기조로 추진하면서도 현재의 전세대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미분양주택의 시장가격 이하 매입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 저소득층 임대료 보조제도 도입, 전세자금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기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여 임대차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며, 임대료(전월세금) 인상폭도 일정 정도 이내로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다주택자를 임대소득세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정상적인 임대업자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61.6%에 달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제 만회할 시간이 많지 않다. 오히려 정의롭고 진정한 주거복지 정책을 담은 '거품 탈피형 주택소유 정책'과 주택임대 정책의 균형 전략이 정권 창출 및 유지에 효과적이다. 주택투기로 흥한 정부, 거품붕괴로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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