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구입한 삼성전자 휴대폰 단말기가 불에 타는 사고를 당한 소비자가 최근 삼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지난 5월 삼성전자의 '매직홀폰'을 구입한 이진영 씨(28)는 집을 비운 사이 충전기에 꽂아둔 단말기에 불이 붙는 사고를 겪고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 이후 삼성은 이 씨에게 합의금을 주겠다며 대신 언론사에 전화해 기사 삭제를 요청하라고 했고, 법적 소송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남겼다. (☞관련 기사: "삼성은 왜 휴대폰 폭발 피해자에게 500만 원을 줬나")
이에 이 씨는 지난 7월부터 40여 일간 이건희 회장 자택과 삼성그룹 본사, 수원 사업장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삼성전자의 고객 서비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해 왔다. (☞관련 기사: "'환불남'이라고? 나는 삼성의 사과를 받고 싶을 뿐이다")
이달 초 삼성은 이 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원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 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시위에 관련된 글을 올리면서 '휴대폰 폭발'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한국산업기술원 등에서 휴대폰 발화 원인이 단말기 자체에 있지 않다고 결론지었음에도 폭발이란 말을 써서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이 씨도 28일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사장, 삼성전자 고객서비스부 담당자 등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 한 것.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되기 시작했을 때 일부 언론에서 이 씨가 이전에도 LG전자 등을 상대로 제품에 대해 여러 번 문제제기를 한 전력이 거론되면서 '블랙 컨슈머', '환불남' 등의 용어를 사용한 기사가 등장했는데, 그 배후에는 자신을 매도하려 한 삼성이 있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이다.
이 씨는 삼성을 상대로 '18원'짜리 민사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대기업의 이례적인 소비자 고소와 함께 한동안 세간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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