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령탑이 바뀐다. 현 대표이사인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17일 이사회에서 현재의 부진한 경영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사의는 받아들여졌고,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새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구 부회장은 구본무 LG 회장의 친동생이며, 구자경 명예회장의 삼남, 구인회 LG 창업주의 손자다.
구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LG전자가 오너 직할 체제로 들어섰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아이폰 출시 이후 벌어진 스마트폰 경쟁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크게 뒤지는 모양새였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가전 분야에서도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 대한 처방이 오너 직할 체제인 셈이다.
오너 직할 체제에서도 LG전자가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후폭풍은 오너 일가가 고스란히 뒤집어 쓰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전문경영인을 내세웠지만, 실권은 오너가 쥐고 책임만 전문경영인에게 전가하는 방식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면이 있다. 따라서 구본무 부회장이 이끄는 LG전자가 계속 부진할 경우,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남용 부회장의 공식적인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 총회다. 이때까지는 남 부회장이 공식적인 대표이사다. 그러나 17일 이후 실질적인 역할은 구 부회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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