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라지구, 영종하늘도시 등 경제자유구역 지정도시 일부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침체 중인 부동산 시장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6일 지식경제부는 민간 전문가 10여 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오는 16일부터 사업지구 재조정을 위한 실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아직 대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5개 단위지구 △부산·경남 진해의 10개 지구 △전남 광양만권 3개 지구(7개 단지) △황해권 5개 지구 △대구·경북 5개 지구 △전북 새만금·군산 3개 지구 등 35개가량의 지구가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월 지경부 실태조사 결과 중복 지정, 취지 부적합, 장기 미개발지구 등으로 분류된 곳이다.
경제자유구역은 총 여섯 군데로, 이곳에는 모두 92개의 단위지구가 있다.
지경부는 먼저 검토 지역 실사에 나선 후 10월께 지정 해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퇴출 기준은 △경제자유구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 △면적이 너무 넓어 개발자가 나서지 않는 경우 △용도가 적합하지 않은 곳 △투자자가 당분간 나서지 않는 곳 등이며, 이들 지역에는 그에 걸맞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당장 퇴출 대상지로 거론된 지구의 해당 지자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뻔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충남과 경기도에 걸친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이 원안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오는 18일, 충남도와 함께 입장을 정리해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은 경기도 평택과 화성, 충남도 당진, 아산, 서산에 걸친 곳으로 당초 2025년까지 총 7조445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대표적 경제자유구역으로 꼽힌 인천 청라와 영종도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경제자유구역의 66%를 해제하겠다는 것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외자유치 등을 위해 도와줘야 할 국가가 되레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곳은 개발 초기부터 정부가 약속했던 외국인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논란을 빚은 지역이다.
가주지구 등 10개 지구가 포함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역시 "사업기간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경제자유구역을 축소하겠다고 하는 것은 시민은 물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활동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국 경제청과 공조해 축소를 막겠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로 논란이 확산되자 지경부는 "35개 단위지구에 대해 지식경제부가 지정 해제방침을 정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에게 지경부의 현장실사 결과와 지방 경제자유구역청의 의견을 토대로 향후 조치방향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해주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지경부는 경제자유구역 조정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작년 국무총리실의 평가시 과대지정문제가 지적됐고, 장기간 개발지연 등으로 지역주민의 재산권침해 민원이 증가했다"며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조기개발을 유도하고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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