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 횡포로 비정규직 176만 명 국민연금 추가 납부"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 "사업장가입자에서 불법 누락"

임금노동자 약 176만 명이 불법적인 사업주의 횡포로 인해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에서 누락됐다는 추산이 나왔다. 이 경우, 해당 노동자는 국민연금을 추가납부하는 셈이다.

2일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의 이용하 연구원은 자체 계간지 <연금포럼> 여름호에 게재한 '국민연금 가입자관리의 적정성 분석' 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관련 통계들을 볼 때 임금노동자 1111만 명이 사업장가입자로 가입돼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935만 명에 불과해, 약 300만 명이 사업장가입자에 들지 못하고 지역가입자로 가입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당연가입자(의무가입대상) 는 크게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뉜다. 사업장 가입자는 1인 이상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으로 고용주가 피고용인의 연금부담액 절반을 납부한다. 지역가입자는 사업장가입자를 제외한 모든 소득활동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연구원은 "전체 상용근로자 939만 명 중 공무원 등 비적용 대상자를 제외한 794만 명과 비상용근로자 700만 명 중 국민연금 비적용대상자인 특수고용자, 시간제, 일일근로자, 그리고 60세를 넘은 고령자를 제외한 317만 명의 합인 약 1111만 명이 사업장가입자로 가입돼야 한다"며 "그러나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 중 임금근로자는 935만 명으로, 약 176만 명이 최소한 사업장 가입에서 누락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업장가입에서 누락된 근로자 대부분은 비정규직 근로자로, 현재 국민연금에 (개인이 전액을 부담하는) 지역가입자로 가입돼 있을 것"이라며 불법적인 노사합의나 사업주의 일방적 부담기피 등 불법적 행위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연금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연구원이 2008년에 발표한 '2008년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실태조사보고서'를 보면 사업장가입 누락 원인의 49%가 '사업주는 연금보험료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상호 합의한 불법적 행위에 기인했다.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부담을 거부하는 비중도 30.2%에 달했다.

이 보고서에 대해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전체적인 가입자 수에서는 대체로 국민연금 통계와 통계청 통계가 일치한다"며 "사용자가 연금 납부를 기피하려 했을 것이라는 '추정치'"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영세사업장에서 일부 사업주나 근로당사자가 소득신고 및 보험 가입을 회피해 이와 같은 추정치가 나왔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는 학술적·통계적 분석이 가능할 뿐, 국세청 과세자료와 같은 공적 자료로는 실체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처음 "300만 명의 임금노동자가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으로 언론에 인용됐으나, 이는 해당 연구원의 계산착오였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이 사실을 확인하고 사실을 정정하는 해명자료를 내 "상용근로자(939만 명)에서 비적용 대상자인 공무원을 제외할 때 145만 명을 제외했어야 하나, 연구원이 14만5000명으로 계산착오를 해 잘못된 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