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8강은 10월의 둘째 주말인 9-10일 1박2일로, 남도(南道)의 두 예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와 강진도자기아트프로젝트를 참관하고 운주사와 윤선도(尹善道) 고택인 녹우당, 구진포 백제토성 등을 둘러보며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대흥사에서 일지암에 이르는 '사색의 길'을 걷는 일정입니다.(국토학교 9월 답사는 추석 연휴와 겹치는 관계로 10월 둘째 주말로 조정하였으며, 이후 국토학교 답사는 매달 둘째 주말로 이동합니다.)
<교장선생님 답사지 배경 설명>
남도(南道)로 가는 길은 가을이 깊어갈수록 모성(母性)의 언어를 좇고 싶은 어린이 마음의 행로를 열어주는 듯싶다. 호남의 10월은 떠들썩하게 분주한데 떠돌아다니는 즐거움, 곧 행락(行樂)의 인파를 모으기 위해 온갖 축제 행사들이 마련된다. 전통적인 농민축제도 있고 미래비전의 신문명 축제에 무슨 레저스포츠 행사 등도 벌인다는 기별이 잇따른다. 이에 워크(work)의 국토, 곧 노동과 산업의 국토로부터 모처럼 벗어나고 싶다. 플레이(play)의 국토, 곧 일과 놀이마당 국토를 찾아 나선다.
빛고을 광주에서는 이 가을에 벌써 제8회째를 맞이하여 <광주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데 <이미지>에 관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미지를 만들어 확대·재생산·조작·순환·교환·소통하는데 이러한 '이미지의 일생'과 인간들의 구체적인 삶이 어떻게 상관되는지 비엔날레를 '임시 박물관'으로 삼아 펼쳐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강진에서는 <도자기아트프로젝트(Celadon Art Project)>를 열고 있다(행사기간은 8월 7일에서 11월 말까지). 고려청자를 현대미술의 모티브로 삼아 새로운 예술세계를 모색해보려는 것이라 한다. 강진을 주제로 하는 현역 작가 50여 명의 창작 미술작품을 초대하여 전시하는 프로젝트이다.
▲운주사 드러누운 부처(와불)ⓒ운주사 |
호남 지역문화의 특성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어법으로 의향(義鄕)-예향(藝鄕)-미향(味鄕)의 '3향론'을 거론해 오기도 하였다. 광주비엔날레와 강진 도예기획전은 과거와는 다른 언어 코드로서 '호남문화 특성'을 새롭게 제출하려는 것인 듯하다. 광주의 빛을 달리 찾고 강진의 흙을 새롭게 빚어내려는 이러한 축제 마당을 좇아 국토학교는 한껏 나그네 발길을 풀어놓고자 하는데 그러므로 어찌 광주와 강진 나들이뿐이겠는가. 화순 운주사에서 고려시대 민중메시아니즘을 살펴보아야 하고, 강진 도자기 마을만 아니라 당연히 다산초당과 그리고 정겹고 흥겨운 숲길을 따라 백련사를 심방해야 한다.
해남 두륜산 자락의 대흥사와 일지암을 찾아 초의(草衣) 선사와 다산 정약용(丁若鏞), 원교 이광사(李匡師), 추사 김정희(金正喜) 등이 쌓은 명사들의 미쁜 사연을 추적해보아야 하고, 고산 윤선도의 고택 녹우당(綠雨堂)을 아니 들러볼 수 없다. 그리고 <1천년 목사(牧使)고을>이라는 자부를 내세우는 나주 영산강의 영산포와 안동 하회마을 풍광 못지않게 물돌이 동네를 이루고 있는 회진(會津)포구와 마한고분군, 백제토성도 살펴야 한다.
이번의 행로는 대체로 옛 삼남대로의 남행길인데, 오늘의 문화변동 양상이 어떻게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지 그 지평지형을 두루두루 목측(目測)해 보기도 해야 한다. 서울-광주-화순-강진(첫째 날), 영암-해남-나주-서울(둘째 날)의 노정을 잡아본다. 찾아보아야 할 곳은 너무도 많지만 실제로 다녀볼 수 있는 곳은 넓게 허용되지는 않는다. <선택과 집중>의 이정표를 미리 챙겨놓는다. 그리고 비록 근대교통수단에 편승하는 것일지라도 가능하면 계면조 가락의 풍류와 육자배기 토리의 행보를 놓치고 싶지는 않다.
국토학교 18강의 답사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0월 9일(토)>
07:00 서울에서 출발(행락철인 관계로 매우 붐빌 때입니다. 6시 50분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유진여행사 경기76아 9111호에 탑승바랍니다.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10:30-12:00 광주비엔날레 참관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시의 주제는 <만인보(10,000 Lives)>라는 명칭이라 한다. 고은 시인의 30권에 이르는 서사시 시집의 제목을 차용하였다. 개인적인 삶과 욕구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의 구축은 집단의 역사에 개입되면서 대형 이미지의 지형도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이러한 <이미지 파워>의 미시담론과 거대담론을 총괄하려는 기획이다. 과연 우리 시대의 기호체계(이미지)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지 단순한 미술관 관람 아니라 그 자체로 신선한 미적 체험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광주 용봉동 비엔날레관의 다섯 전시실과 광주시립미술관, 시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되며, 그리고 시민참여와 이미지의 소통을 위해 광주의 명물 거리인 양동시장에서 특별기획 행사들도 마련된다. 비엔날레관은 전시장소마다 이미지의 배치를 특성 있게 구성하는 바, 이미지의 창조(1전시실), 이미지의 구성(2전시실), 기억의 공간(3전시실), 은유의 이미지(4전시실), 기억의 이미지(5전시실)를 배치한다.
큐레이터는 이태리 출신으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시밀리아노 지오니이고, 31개국 134명의 작가들이 출품하였는데 외국 초대작가들의 작품이 태반이다. 국토학교의 빛고을 비엔날레 참관은 집단체험 보다는 개성적인 특수체험의 기회를 무엇보다 보장해야 하는 것이지만 각인각색 '이미지 체험'이 어떠하였던지 이의 교환-순환-소통 모임을 나중에 전시실 바깥 자리에서 갖기로 한다.
광주비엔날레 바로보기 : http://www.gb.or.kr
12:20-13:00 점심식사 (광주광역시 광주여고앞 춘자생태집)
▲백련사 모습ⓒ강진군 |
13:40-14:40 화순 운주사 드러누운 부처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 천불산)
1970년대의 유신시대는 말기에 이를수록 <역사란 무엇인가>하는 명제를 되새기게 했는데 <화순 운주사 천불천탑>에 관한 입소문이 광주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고려시대 밑바닥 천민들의 해방구(解放區, 커뮨)였을 것으로 추론되는 '미륵 유토피아니즘 폐(廢)사원'에 관한 것이었다. 산중턱에는 '드러누운 부처(臥佛)'의 석상이 있는데 이 부처가 일어서는 때에는 지상낙원이 실현된다는 믿음에 따라 독특한 불교미술양식의 천불천탑을 조영해놓았다는 것이었다.
광주 거주 문인 송기숙, 황석영 등이 정기적인 탐방 모임을 열고 있다고도 했는데 이는 전문연구자들의 접근 방식과는 다른 방향이었다. 그런가하면 운주사 유적에 심취한 힐트만(Hiltmann)이라는 독일인은 여러 차례 현지답사를 통해 <미륵-코레아의 성스러운 돌>이라는 책도 펴냈다. 서양의 '중세암흑'과는 다르게 고려시대의 <미륵광명>이 놀랍다는 것이었다.
(<Miruk-Die heiligen Steine Koreas> Edition Qumran im Campus Verlag, 1987).
1980년대로 들어서면서 각계각층 인사들의 <운주사 미스테리 탐구>는 더욱 중구난방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1987년 1월에는 출판사 한길사가 주선하여 <미륵 공동체사회가 과연 있었을까>하는 주제로 현지답사에 나선 일도 있었다. 송기숙, 고은, 박현채, 문명대, 이이화, 백낙청 등이 참석하여 열띤 논쟁을 벌였는데 이에 관한 필자의 답사기록은 국토학교 카페에 곧 올려놓기로 한다.
국토학교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dadsaschool(국토학교 카페는 우리 시대의 올바른 국토문화를 견인해내려는 아카이브[문서보관소]이며 아스날[정보창고]이 되고자 하니 참여와 활용의 기회를 누리기 바랍니다.)
15:30-16:30 강진도자기아트프로젝트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광주, 화순, 나주의 내륙도로에서 영암, 해남, 강진, 장흥 방면으로 뻗어 내리는 해안도로…, 이 명품 도로들에 대해 온갖 감탄과 찬탄을 뱉어내는 문자언어와 영상언어의 현지리포트들이 흡사 경쟁게임을 벌이듯 되풀이되는 여행문화가 범람한다. <고려청자의 고장, 강진>이라는 로고는 1990년대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되지만 이는 탐진강-마량만-강진만을 에두르는 바닷길의 풍광이 문자 그대로 <그림 속의 그림>과 같은 수려한 경관이기 때문에 그 혜택을 받는 것이기도 하였다. 대단히 싱그러운 풍경의 덕분으로 남도 땅끝 마을들의 빛과 흙이 유다르게 된 것이었다. 도자기박물관의 청자문화와 <아트프로젝트>의 미술작품을 완상하고 감상하는 것 못지않게 주변의 농민문화와 전통농촌 취락구조를 유심히 살펴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든돌, 진쇠돌, 당산돌, 신돌, 초군돌, 차돌백이돌…, 소동(小童)들이 성년으로 자랐음을 인정받기 위해 또는 농사에 필요한 힘을 기르기 위해 들었던 무거운 돌을 가리키는 명칭들이 이처럼 다양하였다.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하면 <성인식>의 통과의례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는데 이러한 '든돌'은 마을수호의 표상이기도 하였다. 강진 농촌 마을들의 <든돌문화>가 제대로 유지 계승되지 못하고 다만 지난 시절의 풍습으로 눈요기 대상이 되고만 있을 따름인 것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아울러 요청되겠다.
강진 Celadon Art Project 바로보기 http://www.gangjincap.com
17:00-18:30 다산초당-백련사 탐방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다산초당은 본디 짚풀 이엉의 지붕이었으며 검소하고 겸허한 유배지 삶의 표상이었는데 현대 한국인들의 <정신문화 순례지>로 부상되면서 주변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다산학>은 식민시대와 산업근대화시대의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얼마나 밑바닥의 나락상황을 보여주고 있는지, 사회지도층인사들의 부패 타락상황에 대한 반면교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신채호-장지연-정인보 세대를 깜짝 놀라게 한 제1단계의 '다산학 발굴', 박종홍-홍이섭-이우성 세대의 제2단계 '다산학 계승', 그리하여 제3단계의 '경세치용 다산학' 탐구가 이어져오고 있다.
여기에 문화기행-역사기행이 보편화되어 있는 오늘에는 다산학의 실학기행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이해와 몰이해가 과연 어떠한지 사회교육도 필요할 것처럼 보인다. 다산초당과 백련사는 800m의 숲길을 사이에 두고 있거니와 다산과 그보다 10년 연하인 혜장 스님의 왕래 교분 사연들이 저장되어 있는 사색의 길, 명상의 길이기도 하였다. 이 일대의 풍광은 '강진CAP'에 작품을 출품한 김억 목판화의 묘파가 구체적인데 이와 함께 그가 쓴 <강진기행>의 한 대목을 인용한다.
만덕산 정상인 깃대봉에 오르면 탐진강으로부터 강진만에 이르는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스라이 보이는 월출산을 비롯하여 잔잔하게 이어지는 칠량만의 산줄기들,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한적한 시골길, 농민의 애환이 서려있을 소박한 들판, 그 뒤를 유유히 흐르는 강진만 바다…, 깃대봉 동산의 중턱에는 백련사가 자리하고 멀리 다산초당 아래 마을들의 풍경이 정겹다. 구불구불 나 있는 동네의 길과 집, 산언덕에 다양한 모양으로 자리 잡은 논과 밭의 조형은 그 자체로도 너무나 아름답다.
▲김억 화백의 목판화 <다산초당과 백련사> |
19:00 저녁식사 및 숙박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다산연수원)
<다산연수원>은 2005년 10월 17일 개관하여 강진군에서 직영하다가 2007년 9월 1일부터 광주YMCA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생활관 30실(150~200명 수용), 강의실 1실(60~80명 수용), 교육실(20~30명 수용), 체험교육실, 식당(120명 수용), 인터넷 지원실을 갖추었으며, 야외에는 인조잔디구장과 다충나무 숲이 있다.
<10월 10일(일)>
07:20-08:00 아침식사 (다산연수원)
08:40-10:00 대흥사-일지암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대흥사의 '대웅보전' 현판은 이광사가 쓴 것이었고, '무량수각'은 김정희의 필체이고 천불전의 '가허루'는 이삼만의 글씨이다. 남원(南院)과 북원 및 별원의 수많은 법당과 당우들에 얽히고 설킨 사연들은 이 사원이 19세기 중엽에 이르러 이미 쇠퇴할 대로 쇠퇴한 <조선왕조문화>의 마지막 후광(後光)을 뿜어내고 있었음을 오늘에도 생생하게 알게 한다.
특히 한국 다도(茶道)의 고전인 <동다송> <다신전>을 저술한 '실학스님' 초의(草衣)가 당대의 명사들과 함께 일으킨 <남도문화 르네상스 운동>은 새로운 안목으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 그런가하면 서산대사는 자신의 의발을 이 사원에 맡기어 전하도록 하여 대대로 고승석덕이 배출되는 계기를 열었고 그리고 승군의 총본부로 삼아 해남에서 의병전쟁을 일으킬 적에는 '남도소리'의 음악체계를 새롭게 정비하여 해남농악-판소리를 우렁차게 하였다는 사연들도 현지에서 전해온다.
대흥사에서 700m의 산길을 올라가면 <일지암>이 나오는데 1990년에 한국 차 문화의 성지인 이곳에 다인(茶人)들이 초가의 정자를 지었다. 이 다정(茶亭) 일대의 정경이 <다산초당>과 비교되기도 한다. 박람강기의 학승이었던 응송 스님이 폐허가 된 일지암의 암자를 중창시켰는데 1982년 초여름에 그를 찾아뵈어 여래선-조사선에 관한 논변, 그리고 간화선(看話禪), 격외선(格外禪), 그리고 의리선(義理禪)에 관한 말씀을 자상하게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최근에는 한국 다도를 선도하는 여연 스님이 주지로 이 암자에 주석하기도 하였다. 초의 스님의 선시(禪詩) 한편을 음미해본다.
밝은 달을 촛불과 벗으로 삼고 (明月爲燭爲友)
흰 구름으로 자리를 깔고 병풍을 만든다 (白雲鋪度因作屛)
댓잎 소리 솔잎 소리 한갓지게 소슬하고 (竹籟松濤俱蕭凉)
뼈에 사무치는 맑고 찬 기운에 마음도 깨어난다. (淸寒瑩骨心肝惺)
오로지 흰 구름과 밝은 달을 두 손님으로 맞으니 (唯許白雲明月爲二客)
도인의 자리로서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으랴. (道人座上此爲勝)
10:20-11:00 윤선도 고택 녹우당 방문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
녹색 비(綠雨)의 고택(녹우당)이라고 하는 것은 후원의 덕음산 자락에 조성한 울창한 비자나무 숲에서 연유된다. 바람이 불면 흡사 녹색 비가 떨어질 적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풍경과 소리를 맛볼 수 있게 하는 집이라는 것이다. 고산 윤선도의 4대조가 되는 어초은 윤효정이 지은 15세기 중엽의 건축물이었다. 서울 명동성당 바로 아래쪽에는 <윤선도 집터>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데, 보길도의 세연정을 비롯한 윤선도 유적지와 녹우당을 함께 살펴 <고산 인물기행>을 기획해보고도 싶다.
윤선도의 증손자가 되는 공재 윤두서(尹斗緖)의 빼어난 시서화 미술세계, 그리고 윤두서의 외증손자가 되는 정약용이 유배지 생활에서 외가의 도움도 받았다는 사실을 상기해본다면 <호남 유배지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녹우당에서 살펴야 할 것은 조선의 원림 조영 문화전통이 해남의 수려한 문화환경에 접속되어 어떠한 특성의 <공간문화>를 창출해내고 있는가 하는 데 대한 종합적인 관찰이다. 심미안(審美眼), 아름다움을 깊숙이 살필 줄 아는 능력을 한껏 발휘한 녹우당, 그러한 미학공간을 새롭게 '심미'해 보아야 한다.
▲녹우당 전경ⓒ해남군 |
11:50-12:30 영산포 홍어거리의 자유식 점심식사 (나주시 영산포읍 영산리)
영산포에는 내륙에서는 유일하게 <등대>가 남아 있는데 제 기능을 잃었을지라도 바다 배들의 항해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영상강의 영산포가 이처럼 강항(江港)이라기보다는 바다 항구의 구실도 하게 되었던 것은 일본 식민 수탈 전진기지의 확보정책에 따른 것이었고 이에 맞선 의병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사실은 가령 문순태의 소설 <타오르는 강>을 통해서도 살필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영산강은 바닷길을 막아놓아 뱃길만 끊긴 것이 아니라 공해와 오염으로 신음하고 있기도 하다.
<흑산도 홍어>의 뱃길은 더 이상 이 포구에 닿을 수 없게 되었으나 영산포 선창가의 <홍어거리>는 맛동네 전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명소를 이룬다. 나주의 별스런 향토음식으로 셋을 꼽는데 영산포의 홍어, 구진포의 장어, 그리고 나주 관아거리의 곰탕인데 그 어느 쪽 맛이라도 본 이들은 저 미향(味鄕)의 미(味)를 잊지 못하리라.(영산포 홍어거리에서 각자 부담으로 자유식하며 홍어요리를 못하시는 분은 입맛에 맞는 메뉴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13:00-13:40 구진포-백제 토성-마한 고분군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복암리)
구진포는 영산강 물길이 구부러지는 곳에 있는 나루라 하여 '구부나루' 또는 '구비나루'라고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영산강 물이 앙암바위(또는 '아망바우')를 돌아 굽이치는 곳에 생겨난 나루라 하여 붙여진 회진(會津)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백호 임제를 배출한 나주 임씨(회진 임씨라고도 한다)의 세거지로 사당과 재실이 있고, 거미산의 '회진성(城)은 현존하는 백제 토성으로서는 가장 규모가 큰 쪽이다. 'U자형'으로 굽이치는 영상강 곡류의 강변에는 <아파트형 항아리 무덤(옹관묘)>이라고 속되게 표현되기도 하는 마한시대의 <복암리 고분군>이 더욱 부드러운 곡선으로 두둥실 솟아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에는 TV 역사드라마 세트장이 조성되어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 테마파크는 역사드라마 <주몽>의 촬영장 역할이 끝난 뒤 그냥 방치되고 있는 중인데 소중한 공간의 변형과 낭비는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이렷다.
14:00 서울로 출발
국토학교 10월 답사 참가비는 18만원입니다(교통비와 숙박비, 4회 식사와 뒤풀이, 광주비엔날레와 사찰 등 입장료,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세요.
<국토학교 제18강 답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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