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상장기업의 실효법인세율에 관한 분석' 보고서를 보면 시가총액 10위 이내의 대기업(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한전, LG화학,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하이닉스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전자)의 작년말 평균 법인세율(실효법인세율)은 13.5퍼센트였다. 이는 대기업 평균인 17.0퍼센트, 제조업 평균인 14.9퍼센트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대표적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법인세율이 각각 11.0퍼센트, 10.0퍼센트로, 법인세를 내지 않은 한전, 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하이닉스는 2007년을 제외하면 지난 1997년 이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세전손실을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 구분해보면 대기업이 주력하는 업종의 법인세 혜택이 비교적 컸다. 국내 전 산업 중 실효법인세율이 가장 낮았던 업종은 제조업으로 20년간 평균 부과된 법인세율이 22.52퍼센트였다. 건설업(32.18퍼센트), 도소매업(29.23퍼센트), 전기통신업(30.35퍼센트) 등은 상대적으로 법인세 부담이 컸다.
특히 최근 중요도가 부각되는 서비스업은 높은 법인세 부담을 지고 있었다. 기타서비스업의 20년 평균 법인세율은 35.35퍼센트였다. 사업지원서비스(29.65퍼센트), 교육서비스(35.92퍼센트), 여가관련 서비스(42.32퍼센트)의 법인세율이 모두 전 산업 평균 법인세율인 24.66퍼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제조업 내에서는 대표적 수출산업인 전기전자 및 통신장비업종의 법인세 부담률이 16.80퍼센트로 가장 낮았다. 특히 최근 10년 간 부담률은 13.83퍼센트에 불과했다.
포스코로 대표되는 1차금속업종 역시 지난 20년간 평균 21.86퍼센트의 법인세율을 부담해 낮은 편에 속했다. 역시 대표적 수출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수송장비업종 역시 22.89퍼센트의 낮은 세율을 적용받았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기계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금속제품과 정밀기기, 기타기계산업의 평균 실효세율은 각각 29.81퍼센트, 27.66퍼센트, 24.43퍼센트였다.
일반적으로 정책적 혜택을 보다 많이 입으리라는 전망과 달리,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뚜렷한 법인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율은 지난 20년간 평균 24.76퍼센트였고, 중소기업은 23.89퍼센트였다.
경제개혁연구소는 "특히 2004년 이후로는 중소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이 (오히려) 대기업보다 다소 높게 추정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집단 간 평균 실효법인세율 격차는 0.87퍼센트 포인트였고, 최근 10년으로 한정하면 0.71퍼센트 포인트로 더 축소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효법인세율 추이(단위: %). 중소기업이 별다른 정책적 혜택을 얻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 제공 |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연구소는 "제조업이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으나, 서비스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최근 정부 정책기조를 감안할 때 현행 조세 지원 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낮게 나타나는데 비해,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소비재 업종은 상대적으로 실효세율이 높다"며 "대중소기업간 균형 발전을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1990년에서 작년의 20년간 한국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비금융 기업 1619개(2009년 기준)의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진행됐다.
법정법인세율(작년 말 기준 전산업 평균 24.20퍼센트)에 비해 실제 조사에 이용된 실효법인세율(작년 말 기준 전산업 평균 17.01퍼센트)이 낮은 이유는 이연법인세 제도가 도입된 지난 1999년 이후 자료에서 이연법인세 순자산 증감액을 조정해 새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