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충청남도 태안 어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 10일 한 어민이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한 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16일 오전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김모(74) 씨가 제초제를 마신 지 15시간 만에 결국 숨졌다. 김 씨는 기름 유출 사고로 한 달이 넘도록 소득을 올리지 못하자 다리가 불편한 아내(72)의 치료비를 대지 못하는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약 40년간 맨손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으면서 잇따라 생계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데는 정부의 보상 대책이 구멍에 뚫려 있는 탓이다. 현재 정부는 보상 기준은커녕 피해 파악도 제대로 못 하고 있고, 충청남도 측도 보상금 배분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생계를 꾸리지 못하는 지역 주민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은 17일 논평을 내 "피해를 당한 국민의 '삶'조차 책임지지 못하는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이냐며 "각 정당이 곧 제출하는 태안 주민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는 이번에 숨진 김 씨처럼 맨손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는 영세 어민을 포함한 지원 보상 방안이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삼성중공업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민노당은 "삼성은 이번 사고에 명확한 책임이 있음에도 뻣뻣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며 "삼성의 오만함에 놀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당은 "세계 일류 기업을 표방하는 이 기업은 제초제를 마실 수밖에 없는 어민의 타는 가슴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삼성을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지금이라도 삼성은 국민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두 어민 앞에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반성하고 그 '책임'에 상응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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