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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末 '오버'…과기부, 핵폐기물 처리 방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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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末 '오버'…과기부, 핵폐기물 처리 방안 논란

산자부 등 1년간 공론화 논의 '무시'…환경단체 '반발'

차기 정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산업자원부와 업무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과학기술부가 독자적인 핵폐기물 정책을 마련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과기부는 앞으로 '사용후 핵연료'를 새로운 공법으로 재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계획은 사용후 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는 사회적 합의에 따르겠다는 기존의 정부 방침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과기부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해 미래 원자로 연료로 사용"

과기부는 최근 마련한 '미래 원자력 종합 로드맵(안)'에서 "2030년까지 사용후 핵연료를 연료로 재활용하는 공법(파이로 공법)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 공법이 실현되면 고준위 핵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이런 계획을 2008년 5월 열리는 '한ㆍ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 때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과기부의 계획은 기존 정부 방침과 크게 어긋난다. 원자력 정책의 최고 의결 기구인 국가원자력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는 2004년 12월 제253차 회의에서 중ㆍ저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먼저 짓는 대신 사용후 핵연료의 처리는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따르겠다고 의결했었다.

이 결정에 따라 그동안 산자부, 국가에너지위원회(위원장 대통령)는 지난 1년간에 걸쳐 사용후 핵연료의 처리를 어떻게 공론화할지를 놓고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궁리를 해왔다. 오는 26일에는 그간의 활동 내용을 종합해 설명회도 열릴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기부가 선수 치듯 사용후 핵연료를 미래형 원자로의 원료로 재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

과기부의 '오버'…국가에너지위원회는 '유명무실'?

이런 과기부의 '오버'에 우선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청년환경센터는 24일 성명서를 내 "과기부의 로드맵은 조심스럽게 진행 중인 사용후 핵연료 처리를 둘러싼 공론화 논의를 뒤엎을 수 있어서 아주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과기부의 이번 발표는 부처 간의 이견으로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문제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 과기부 발표를 놓고 국가에너지위원회 공론화 태스크포스팀 위원장인 황주호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는 24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첫 설명회를 앞두고 발표한 과기부의 로드맵은 정부의 '국민적 공감대' 약속과 달라 혼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정부가 이미 방향을 잡고 공론화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가 재생 가능 에너지 연구ㆍ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논란이 되는 공법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맞는지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청년환경센터는 "이번에 논란이 된 공법은 30~40년 뒤의 상용화를 내다보고 연구ㆍ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과연 원자력 에너지가 우리의 미래 에너지인지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과기부, 산자부 중심으로는 에너지 정책 뒷걸음질 불가피

한편, 국가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부처 간 엇박자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면적인 구조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에너지 정책은 산자부가 간사 부처로 있는 국가에너지위원회가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과기부는 각종 에너지 관련 연구ㆍ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중 원자력 에너지는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2005년 현재의 국가에너지기본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자부, 과기부 등 기존의 부처에서 독립해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를 마련하자는 안이 검토되었으나 결국 채택되지 못했었다. 그 결과 산자부, 과기부의 역할을 그대로 둔 현재의 국가에너지위원회가 2006년 9월 출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산자부, 과기부는 모두 다 기존의 화석연료,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체제에 종속돼 있어서 절대로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마련할 수 없다"며 "새로운 정부가 미래를 내다보는 에너지 정책을 짜려면 독립적인 에너지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구조부터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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