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의혹 제기된 윤봉길 의사 사진, 교과서에서 '삭제'
25일 금성출판사는 "2007년도 교과서 <한국근현대사>에서 1932년 4월 29일 '홍커우(虹口) 의거' 직후 윤 의사가 일본 군경에 연행되는 사진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진이 실렸던 해당 교과서 189쪽에는 윤 의사가 의거 사흘 전 태극기 앞에서 선서식을 하는 사진이 대신 삽입된다.
이번에 삭제된 사진은 일본 <아사히신문>이 1932년 5월 1일 보도한 윤 의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일본 군경에 양쪽 팔을 붙잡힌 채 어디론가 걸어가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이 사진은 의거 당시 윤 의사의 상태를 자세히 묘사한 중국 언론과 다를 뿐만 아니라, 다른 사진에 찍힌 윤 의사와의 외모와도 달라 보여 그간 일제에 의한 조작 의혹이 계속 제기됐었다.
금성출판사는 "작년 9~10월쯤 교과서 수정 작업을 하기 직전 '논란의 대상인 사진이 그대로 있으면 되느냐'는 항의가 있었다"며 "확인을 해보니 의견이 분분한 사진인 것 같아서 분쟁이 전혀 없는 사진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출판서의 교과서는 전국 고등학교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것이다.
강효백 교수 "윤 의사 체포 당시 피투성이…일제에 의해 조작된 것"
금성출판사 측이 사진을 바꾸게 된 데는 그간 이 사진의 '일제 조작' 의혹을 계속 제기해온 강효백 교수와 그 제자들의 공이 크다. 강 교수는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영사로 근무하던 1999년 상하이의대 부속 화둥(華東)의원 정형외과에 의뢰해, 문제의 사진 주인공이 윤봉길 의사와 '동일인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또 윤 의사 의거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상하이타임스> 1932년 4월 30일자 등을 수집해 <아사히신문>에 찍힌 사진과 비교해 그 분석 결과를 <프레시안> 등 언론에 제보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언론은 "윤 의사가 거의 피투성이가 된 채 일본군에 의해 끌려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즉 <아사히신문> 속 사진처럼 온전한 상태로 끌려갔을 리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교과서에서 문제의 사진이 삭제됐음에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봉길 의사의 친조카 윤주(60) 월진회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과 일부 전문가들이 강효백 교수의 의견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해당 사진은 윤 의사 본인의 것이 맞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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