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단독 입수한 2페이지 분량의 비밀문서를 인용해, 부시 행정부는 비밀리에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의 현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시리아 내 반체제세력을 지원해 왔으며, 특히 내년 3월로 예정된 시리아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적극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 문서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는 시리아의 야당 세력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시리아 총선을 야권에 유리하게 유도하기 위해 내년 초부터 여론조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에 들어가는 자금은 중동파트너십구상(MEPI) 예산에서 조달되는 것이다. 올해 시리아를 대상으로 필요한 활동비용으로 총 5000만 달러가 책정됐다.
그동안 부시 행정부는 시리아 내에 있는 반체제 인사들과 유럽에 있는 망명인사들의 정기적인 만남을 지원해 왔으며, 부시 행정부 관료들도 미국과 유럽, 시리아에 있는 반 아사드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회동했다.
시리아의 반 아사드 세력으로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인물로는 아마르 압둘하미드와 압둘 할림 하담이 이 문서에 거론됐다.
압둘하미드는 시리아의 민족구호전선(NSF) 멤버이며, NSF는 지난 수십년간 시리아 정부를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활동을 지원해 온 무슬림형제단 등이 포함된 범야권 세력이다. 특히 무슬림형제단은 최근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개혁을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리아에서는 여전히 이 단체의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진다.
하담은 시리아 정부의 고위관료로 아사드 대통령의 측근이었으나 정치적 불화로 최근 망명했다.
이 문서는 "이러한 계획은 반 아사드 활동을 위해 보다 집약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계획은 의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해야 할 사안이며, 외국정부에 은밀한 공작을 펴는 것이어서 반드시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시리아 정부가 이러한 계획을 인지해 야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 오히려 가뜩이나 허약한 시리아의 야권이 위축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의 이러한 계획의 진짜 의도는 시리아에 미국의 뜻에 따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클라호마 대 조슈아 랜디스 교수는 " 미 정부의 중동재편 전략에서 이라크 다음으로 시리아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 계획은 시리아 정부가 미국이 원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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