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녀간 불평등 상황, 이른바 '성(性) 격차' 수준은 세계 92위로 아프리카의 튀니지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과 함께 여성인권이 매후 낙후한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 런던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전세계 115개국을 상대로 교육과 보건, 고용, 정치 등 4개 부문에서 남.녀간 불평등 상황을 수량화 해 '성 격차(Gender Gap) 지수'를 산출한 결과와 평가를 22일 보고서로 펴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그간 세계 전반에서 남녀 평등이 진전되어 왔으나 전세계 어느 나라도 아직 남녀 평등을 완전히 달성하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4개 부문 평점을 합산해 매긴 전체순위에서 92위로 튀니지, 방글라데시, 요르단, UAE 같은 나라들과 함께 최하위권에 속했다.
전체적으론 북유럽 국가들이 남녀간 평등을 가장 많이 실현한 것으로 평가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여인천하'"라는 세간의 평을 다시 입증했다.
나라별로는 스웨덴이 1위를 차지했고, 노르웨이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독일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들 5개국은 지난해 조사 때와 비교했을 때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당선으로 여성의 정치참여 부문 점수가 다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필리핀은 6위로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고, 미국은 22위에 머물렀다. 예멘은 꼴찌였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10개 회원국이 상위 20위내에 포함됐다. 특히 2004년 EU에 가입한 라트비아(19위)와 리투아니아(20)가 오스트리아(26위)와 벨기에(33), 그리스(69), 프랑스(70), 몰타(71), 이탈리아(77), 키프로스(83) 등 7개 회원국을 앞질렀다.
보건 부문 남녀간 격차는 조사대상국 전체에 걸쳐 매우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한 평등을 1점, 완전한 불평등을 0점으로 전제했을 때, 전체 조사대상국 지수는 0.9796~0.9227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50년간 여성들이 의원과 장관, 국가수반에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를 따지는 정치 부문에선 스웨덴이 0.5501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는 0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필리핀은 전 부문에 걸쳐 좋은 점수를 얻었으며, 보건과 교육 부문에서 남녀간 불평등을 거의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은 5개국에 포함됐다. 나머지 4개국은 도미니크 공화국과 프랑스, 온두라스, 레소토다.
프랑스는 그러나 고용과 정치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얻어 전체순위에선 70위에 그쳤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전체순위 18위로 아프리카 국가들중에서 선두를 달렸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WEF 관계자는 조사 대상국들은 평균적으로 교육과 보건 부문에선 남녀간 격차를 약 90% 해소했으나 고용과 정치 부문에선 각각 50%, 15% 정도 격차를 줄인 데 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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