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정계·종교계·학계·시민사회가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연석회의(연석회의)'는 서울광장에서 '4대강 공사 중단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6·2 지방선거 이후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되며 4대강 사업이 정치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장마철을 맞아 주요 공사가 일시 중단된 것을 계기로 '총력전'에 나선 것.
▲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 ⓒ프레시안(최형락) |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시민 2만여 명(경찰 추산 4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민주당 정세균·민주노동당 강기갑·진보신당 노회찬·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와 민주당 한명숙 상임고문, 박지원 원내대표, 김진표 최고위원, 유시민 전 장관 등 야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김두관 경남지사·안희정 충남지사·강운태 광주시장과 야권 서울시의원 30여 명도 참석해 일제히 정부의 4대강 사업 강행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2조 원의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4대강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그 예산을 청년 실업 해소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교육 등 일자리·복지 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 사업을 중단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이 정권이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민심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며 오기와 독선을 부린다면, 다시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고,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4대강 포기할 것인가, 대통령을 포기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다수의 국민이 차라리 대통령을 포기하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일 취임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세종시 원안을 지켜냈듯이 민주·개혁 진영이 단결해 4대강을 지켜내자"며 "경남도가 앞장서서 낙동강을 지키겠다"고 밝혔고,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강을 살리는 일은 민주주의를 살리는 일"이라며 4대강 사업 중단의 의지를 내비쳤다.
▲ 야4당 대표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
▲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하며 당선된 광역단체장들. (왼쪽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 강운태 광주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 ⓒ프레시안(최형락) |
4대강 유역의 지역 주민과 농민들도 참석해 일제히 정부의 사업 강행을 규탄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토지 수용에 반발해 1년 넘게 싸움을 벌여온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위한팔당공동대책위원회' 유영훈 대표는 "요즘 팔당에는 매일같이 강제 수용을 위한 측량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단 한 번이라도 4대강 현장에 가서 처참하게 파괴되는 국토를 눈으로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고,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이경희 대표는 "갈 곳 잃은 재두루미와 낙동강의 강물이 신음하고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서울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1부 순서인 결의대회를 마치고, 오후 10시께까지 한영애·안치환·허클베리핀·바드·우리나라 등 가수들의 공연으로 구성된 문화제를 이어나갔다.
이날 경찰은 9개 중대 900여 명을 배치해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차로로 나오거나 교통을 방해하면 즉시 제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연석회의는 7월 한 달을 '총력 투쟁 기간'으로 선포하고, 매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촛불 집회를 여는 등,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범국민 행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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