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미일 군사동맹 앞날 보여줄 오키나와 선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미일 군사동맹 앞날 보여줄 오키나와 선거

[해외시각] 야권 후보 승리하면 미일 협상 타격

미군기지가 집중 배치돼 미일 관계의 풍향계로 불리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19일 치러지는 지사 선거 결과에 일본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키나와의 선거는 오키나와를 미군의 군사기지로 계속 유지하려는 여권 후보와 미군기지의 조속한 반환과 대체 기지의 설치에 반대하는 야권 후보의 대결로 치러져 왔다.

이번 선거도 집권 자민· 공명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67)와 민주·공산·사회당 등 야당의 협력을 얻은 이토카즈 게이코(59)의 맞대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접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11월 초만 해도 나카이마 후보가 10%포인트 가까이 앞섰으나, 이토카즈 후보의 막판 추격세가 무섭다는 것이다.

오키나와는 미군기지 문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평택'으로 불린다. 마침 동북아 안보문제 전문가로 저명한 개번 매코맥 호주국립대 교수가 일본의 웹사이트 <재팬포커스>(
www.japanfocus.org)에 오키나 선거의 의미를 짚어주는 글을 기고해 소개한다.

매커번 교수는 이 글에서 "이번 오키나와 선거는 고이즈미 총리 시절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맺은 미일 군사협정이 아베 신조가 이끄는 현 일본 정부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오키나와 선거와 일본의 군사 우선 정치에 대한 저항'이라는 그의 기고문 중 주요 내용이다.

이번 오키나와 지사 선거는 일본에서 치러지는 현 단위 선거 중에서 국가적, 지역적, 그리고 나아가 세계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오키나와 주민들이 헌법과 시민권 또는 민주적 원칙보다 동맹국 미국의 권리를 우선하는 정책에 순응하게 하려고 애를 써왔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투쟁의 세월을 보내면서 지치고 늙어가는 반면, 정부는 계속 사람을 바꿔갔다. 최근에는 아베 신조 정부가 들어섰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저항이 패배한다면, 헌법 개정과 군사 재배치를 추구하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오키나와 주민들이 승리한다면, 부시와 고이즈미가 맺은 협상은 재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 오키나와 주민들이 미군기지 반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태평양전쟁 이후 오키나와는 미일 관계의 상징이 되어 왔다. 1945년 이후 일본은 '전쟁국가'에서 '평화국가'로 전환되었지만, 오키나와는 이 두 성격이 공존하는 곳이 되어 왔다. 오키나와는 미국에 대한 일본의 군사적 의존이 높아지고, 일본이 아시아에서 멀어져 가고, 시민권보다 군사적 필요성을 우위에 두고, 입헌 민주주의에서 후퇴하는 현상 등이 가장 첨예하게 부각된 곳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일본의 시민사회와 민주적 인사들은 일본의 주권을 확립하고, 미국으로부터 국가정책 결정의 주도권을 되찾을 것을 촉구해 왔다.

19일 오키나와 선거는 이러한 흐름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은 틀림없다. 또한 군사적 재배치에 대한 럼즈펠드 독트린이, 그가 국방장관에서 경질된 이후에도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난 10년 간 일본에서 오키나와처럼 정부의 권위에 단호하게 도전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지역은 없었다. 일본 정부는 기존 평화헌법이 시대에 뒤떨어져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오키나와는 이 헌법이 준수되어야 하며, 특히 제9조 평화 조항과 92~95조의 지방자치 조항들이 존중되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일본의 근대사에서 오키나와의 지위는 항상 모호했다. 오키나와는 원래 부속영토로, 본토의 이익을 위해서는 소모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취급을 받아 온 것이다. 1952년 일본의 영토가 반환되었을 때 오키나와는 미국의 군사 식민지로 남았다.

오키나와 주민들, 일본 정부에 또다시 승리할 것인가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에 반환되었지만, 미군 기지들은 그대로 남았다. 1996년 5~7년 내에 후텐마 기지를 반환하기로 약속되었지만, 대체시설을 일본 측 비용으로 오키나와에 설치한다는 조건이 따라 붙었다.

후텐마 기지 반환 약속이 나온 지 10년이 지난 오늘날 변한 것은 없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헤네코 연안에 예정된 대체기지 건설에 대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후텐마 기지 문제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 새로운 전기가 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지난 10년 간 당초의 기지반환 약속을 관철시키고, 군비강화에 따른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의지를 꺾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의 어부, 농부, 교사, 소상인, 자치의원들은 물론 1945년 전쟁의 참극을 몸소 겪은 탓에 오키나와의 군사기지화에 단호하게 반대하는 80~90대 나이의 노인들과도 대립을 불사했다.

그러나 2005년 10월 죽음을 무릅쓴 오키나와 주민들의 해상시위가 계속되자 당시 고이즈미 총리는 "반대가 심해 당초의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물러섰다. 이렇게 해서 헤네코 연안에 대체기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은 철회됐다. 일본 근대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2006년 5월 미일 협상에 따라 2014년까지 새로운 기지시설을 마련하고, 괌 기지에 8000명의 해군을 이동시키기로 정해졌다. 그러나 후텐마 기지 반환 약속은 또다시 미뤄진 것이며, 실현 가능성도 불확실한 것이다.

이번 오키나와 선거는 여권을 지지를 받는 오키나와전력 사장 출신의 나카이마 히로카즈(67)와 야당의 협력을 얻고 있는 관광안내원 출신 이토카즈 게이코(59)의 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나카이마는 집권 자민당의 지지를 받는 후보이지만, 후텐마 기지 대체시설이 오키나와 이외의 지역에 지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70%가 정부의 대체기지 건설 계획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후보도 이 계획을 지지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이기 때문이다. 나카이마는 선거 쟁점을 경제문제로 가져가고자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오키나와의 기지 건설 반대운동의 주축이 여성들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여성인 이토카즈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