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민주화를 촉진하기 위한 미국 정부 지원 자금이 초컬릿이나 캐시미어 스웨터 등을 사는 데에도 지출된 것으로 미 의회 감사 결과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의회 정부회계감사원(GAO)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쿠바의 반체제 운동가와 민간 언론인, 학자 등에게 지원된 미국의 쿠바 민주화 촉진 자금 7600만 달러에 대한 감사 결과, 자금 사용의 감독이나 회계 책임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GAO는 또 자금의 95%가 경쟁입찰없이 지출됐으며 자금 수혜자 중 10명에 3명 꼴로 적절한 회계처리 자료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GAO는 이번 감사에서 관리자의 가족에게 지출된 돈과 여행 경비 등 의심스러운 항목을 중점 조사했으며, 한 단체는 민주주의 촉진 프로그램에 따라 나눠주어야 할 책을 판매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GAO는 미국 국제개발처 자금으로 컴퓨터 게임 장비와 게임 소프트웨어, 산악 자전거, 가죽 코트, 캐시미어 스웨터, 고디바 초컬릿 등을 구입한 자금 수혜자는 이런 지출 내역의 정당성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쿠바는 자국민이 미국 정부로부터 돈을 받을 경우 투옥하기 때문에 미국 국제개발처나 국무부 자금은 쿠바인들에게 현금으로 지급되지 않고 마이애미와 워싱턴의 쿠바계 인사들에게 지원되고 있다.
이 자금은 통상적으로 쿠바에 밀반입될 의약품이나 책, 단파 라디오 등의 구입에 사용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쿠바 관련 사업 자금을 앞으로 2년간 8000만 달러 증액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일부에서는 이 돈이 쿠바의 정치적 변화를 촉발시키기보다 마이애미에서 표를 얻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GAO의 이번 감사는 미국의 대 쿠바 경제 봉쇄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지시로 실시됐으며, 이들은 이번 감사 결과가 정부 정책에 대한 철저한 감사 필요성을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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