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총계에 밀수와 매춘까지 소급적용해 포함시킨다는 방침을 밝혀 유럽연합(EU) 회원국들 사이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과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의 새로운 계산법을 적용할 경우 지난 6년간 그리스의 GDP는 무려 25%나 증가하게 된다.
그리스 정부가 이처럼 무리한 계산법을 동원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EU 회원국들에게 부과된 '재정적자 한도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다.
EU 회원국들은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는 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채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신용등급도 유로를 사용하는 12개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다.
그리스의 국가채무는 GDP 대비 107.5%에 달하며, 국가신용등급은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로부터 5등급인 A1,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는 한 단계 더 낮은 A를 받고 있다.
이처럼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는 대신 GDP 규모를 늘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
마놀리스 콘토피라키스 그리스 통계청장은 "개정된 GDP에는 담배와 주류 밀수, 매춘, 돈세탁 등 불법적인 활동으로 발생하는 일부 소득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럽위원회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아멜리아 토레스 유럽위원회 대변인은 "이건 정말 심한 통계방식 변경"이라면서 "최소한 몇 주에 걸쳐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새로운 통계방식이 EU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EU는 "사전 협의도 없었다"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이체 방크의 이코노미스트 테오도르 쇼넨베크 등 전문가들은 "규정을 맞추기 위해 통계 변경에 의존하는 방식을 허용하면 그리스보다 더 큰 지하경제를 가진 나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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