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란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26일 개성공단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바티아 부대표는 이날 조선일보사와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으로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미 FTA는 한국 국민과 미국 국민 간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맺어지는 것"이라며 "북한 국민과 제도에 이익을 주는 것은 어떤 것이든 이에 포함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한미 FTA 적용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미국 측 입장의 이유로 원산지 비율 등 경제적인 문제를 들지 않고 정치적인 이유를 듦으로써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인권, 미사일 문제 등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개성공단을 한미 FTA에 포함시킬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바티아 부대표는 이집트 내 이스라엘 공단을 미-이집트 FTA 적용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 경우는 정치개혁에 대한 분명한 약속과 개혁방향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바티아 부대표는 "(개성공단과 이스라엘의 이집트 공단은) 서로 다른 점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북한에 이익을 주는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쟁점을 타결하는 방식으로 개성공단 산 제품을 당장 한미 FTA 대상에 포함시키지는 않되 북한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재론한다는 단서를 다는 방안을 예상하고 있다.
바티아 부대표는 미 행정부의 무역촉진권(TPA) 시한과 관련해서는 "시간에 쫓겨 양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타결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본협상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2개월"이라며 "내가 걱정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들"이라고 말해 양국의 정치적 상황이 FTA 협상 타결 여부에 관건임을 시사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조지 부시 대통령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의 FTA 타결에 대한 열정엔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고 말하고 "미국은 불완전한 FTA를 원하지 않는다"고 단서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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