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26일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여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게 불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다른 차원에서 별도로 논의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진동수 차관의 발언은 '한미 FTA 협상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일관되게 밝혀 온 정부의 공식 입장을 우리 정부의 고위 관료로서는 처음으로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아울러 그의 발언은 정부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요구에 대한 미국 측의 완강한 거부 입장을 거듭 확인하게 되자 사실상 이 요구를 포기하기로 하고, 그런 방향으로 대국민 홍보에 나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진동수 차관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열린 세상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한미 FTA 2차 협상에서 개성공단 문제는 구체적 논의가 안 됐으며 3차 협상에서도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하겠지만 미국 측은 지금까지와 같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진 차관은 오는 9월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미 FTA가 성공할 수 있도록 협상을 추진한다는 원칙적인 의지가 천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FTA 2차 협상에서 논의된 투자자-국가 소송제도에 대해 "원래 투자자가 당사국에 가서 제소하는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 각종 투자협정에서 인정됐던 제도"라며 "다만 제3의 중재기관으로 끌고 가는 게 문제인데, 이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FTA 협상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협상내용이 많이 공개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만 미국은 의회에 상세한 내용을 보고한다는 지적인 건데 국회 특위와 이런 문제를 상의해 공개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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