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외환은행장을 지낸 이강원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11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강원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의 표명은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다만 수사과정에서 KIC의 업무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KIC는 이강원 사장이 이미 지난달 27일 관계기관에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후임 사장 후보 인선 등에 시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그동안 사퇴의사를 공식화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KIC 관계자는 "이강원 사장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발표된 뒤에 사의를 표명하는 경우 감사원의 발표 내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했다"면서 "이번 사의 표명은 외환은행 매각 문제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지난달 19일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사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한 바 있어, 이 사장의 사의 표명이 외환은행 매각 문제와 무관하다는 KIC 측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지난해 7월 KIC 창립과 동시에 초대 사장으로 임명된 뒤 임기인 3년의 3분의 1만 채우고 불명예 퇴진하는 처지가 됐다.
KIC는 빠른 시일 안에 이강원 사장의 후임 사장을 임명해 업무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KIC는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들을 가린 뒤 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복수 후보자를 확정해 재정경제부에 추천할 예정이다. 후임 사장은 최종적으로는 재경부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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