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로또'의 행운을 안은 당첨자 9428명의 명단이 4일 발표됐다.
수도권 거주자 46만7000명이 청약해 최고 경쟁률 2073 대 1, 평균 경쟁률 49 대 1을 기록한 이번 판교 청약의 바늘구멍을 뚫은 당첨자들은 이날 신문 지면과 인터넷에 공개된 명단에서 자기 이름을 확인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행운을 자축했다.
수도권 1순위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풍성주택 33평 A형에 당첨된 김모(38, 경기도 성남시 분당) 씨는 "간밤에 돌아가신 아버지 꿈을 꿨는데 이런 행운이 나에게 올 줄 몰랐다"며 "앞으로 10년은 꼼짝 않고 판교에 정착할 예정"이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민간분양 아파트에 입주할 기회를 얻은 일부 당첨자들은 기뻐한 것도 잠시 5000만~8000만 원에 이르는 계약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특히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민간임대 아파트에 입주할 자격을 얻은 이모(41, 서울 송파구) 씨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값이 8000만 원인데 2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준비할 일이 막막하다"며 "계약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낙첨자들의 얼굴에는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40세 이상 최우선 순위 경쟁에서 밀린 김모(46, 인천시 계양구) 씨는 "판교만 믿고 내집 마련을 미뤄왔는데 허탈하다"며 "조그만 연립주택이라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간분먕 및 민간임대 아파트의 당첨자 명단은 서울경제신문과 헤럴드경제(이상 민간분양), 한겨레(민간임대) 등 일간지 지면과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 건설사 홈페이지, 모델하우스를 통해 공개됐다.
공공분양 및 임대 아파트의 당첨자는 한국주택공사 홈페이지와 포털 사이트 등에 발표됐다.
이날 오전에는 지금껏 베일에 가려졌던 모델하우스가 속속 개장해 당첨자에 한해 관람이 허용됐다.
당첨자의 아파트 임대 및 매매 계약은 해당업체의 견본주택에서 10일부터 시작된다. 풍성, EG, 한림은 10~15일이, 건영, 대광건영, 한성은 10~12일이 계약기간이다.
민간임대 계약은 5월 15~17일 이뤄진다. 주공의 경우 임대 계약은 5월 29일~6월 12일, 분양 계약은 5월 29~6월15일에 아파트 블록별로 실시된다.
계약금은 민간분양 아파트의 경우 총분양가의 20%, 주공 공공분양 아파트의 경우 총분양가의 15%, 임대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의 20%이다. 대부분 대출이 안 돼 당첨자가 돈을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
당첨자들은 이날부터 10년 동안 청약통장을 활용할 수 없다.
건설사들은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무주택 기간, 과거 당첨 사실, 이중당첨 여부 등을 따져 부적격자를 가려낸 후 그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다. 부적격자로 지목된 당첨자는 통보를 받은 뒤 2주 내에 소명하지 못할 경우 당첨이 취소되고 예비당첨자 선순위자에게 계약 기회가 돌아간다.
한편 건설교통부와 해당 지자체는 이날부터 판교를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 투기단속반을 투입해 분양권 전매 행위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