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가 조만간 전 세계 경제에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와 같은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세계경제 균형 되찾기(Global Rebalancing)'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경제가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처해 있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전 세계 경제에 무차별적으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치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도 "1분기 GDP 성장률이 5% 가까이 도달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강도가 약해져 연말(4분기)에는 3%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세계경제에 비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균형이다.
로치는 "올해가 불균형 심화에 따라 세계경제에 문제가 일어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불균형 해소는 전세계적으로 수년 간에 걸쳐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만 결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경상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독일,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지만 경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스페인,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등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지난해 세계 전체 경상수지 적자의 70%에 달하는 8000억 달러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미국은 매일 35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돼야 경제가 지속가능한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로치는 또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두 축 중 미국은 소비, 중국은 생산에 너무 치우친 불균형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각각 과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조정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치는 이밖에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한국 정부의 예상치보다 낮은 4.5%로 전망한다면서 "수출에 기대는 경제구조가 아닌 국내소비에 따라 성장하는 경제구조로 변신하는 것이 한국이 세계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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