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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울리는 '선택진료제'…"폐지가 마땅" 국회 검토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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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울리는 '선택진료제'…"폐지가 마땅" 국회 검토의견

유시민-병원계는 "필요악" 강변…폐지 움직임에 가속도

그 동안 환자들의 큰 부담 요인으로 지적돼 온 선택진료제 폐지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선택진료제를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보고서가 최근 공개됐다.

***선택진료제 폐지에 '가속도'…국회 검토 의견서도 "폐지하는 게 타당"**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이 상임위원회는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 발의한, 선택진료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타당하다'는 수석전문위원의 검토 의견서를 냈다.

이 검토 의견서에 따르면 "선택진료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염두에 둘 때 폐지하자는 현애자 의원의 개정안은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검토 의견서는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선택진료제를 폐지하도록 하고 있으나 선택진료제가 폐지될 경우 해당 의료기관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폐지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병원계의 경영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폐지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과거에 '특진'이라고 불렸던 선택진료제는 10~15년 이상의 전문의나 대학병원 조교수 이상의 자격을 가진 의사를 환자가 직접 선택해 진료를 받는 제도다. 하지만 환자가 숙련과 경험 많은 특정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도록 한 이 제도가 불법·편법적으로 운영돼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만 높인다는 비판이 수 년 간 제기됐었다. 특히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지속적인 폐지 요구를 받아 왔지만 병원계의 반발로 처리가 미뤄져 왔었다.

***선택진료제는 '2중 부담'…이런 제도 선진국 어디도 없어**

이번에 발표된 검토 의견서에는 선택진료제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지적되어 있어 주목된다. 우선 의견서는 선택진료제가 환자에 대한 2중 부담의 소지가 있음을 지적했다.

의견서는 "이미 종합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은 종별가산제를 통해 병·의원에 비해 5~10%의 국민건강보험 수가 가산이 인정되고 있다"며 "선택진료제를 통해 환자가 또 본인 부담으로 별도의 가산금을 내는 것은 2중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의견서는 이어 "3차 의료기관으로 인정 받기 위한 시설과 양질의 의료 인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해야 할 일인데도, 이에 따른 비용을 결과적으로 환자 측에서 부담하도록 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견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0개 국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공공의료보험을 실시하는 25개 국을 조사해본 결과 환자가 의사에 대한 선택권을 행사하는 경우 본인 부담금을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제도 또는 그와 유사한 제도를 가진 사례는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의견서는 결과적으로 선택진료제가 '의료 양극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실도 짚었다. 의견서는 "선택진료비의 과도한 부담으로 저소득층이 3차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택진료제는 병원 돈벌이 수단?…폐지때 병원 적자폭 5000억원 수준**

선택진료제가 실제로 운영될 때도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환자가 숙련과 경험에서 우월한 의사를 직접 선택한다는 애초 취지와는 다르게 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우선 선택할 수 있는 의사를 전체 병원의 의사 중 80%까지 둘 수 있도록 함에 따라 특정 과의 경우 모든 의사들이 선택진료 의사로 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환자들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선택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 심지어 환자 본인이 신청해야 할 선택진료를 병원 측이 임의로 지정하는 일도 빈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상당수 병원들은 높은 수익을 위해 일부러 선택진료 의사를 늘려 온 사실도 확인됐다. 이 때문에 병원 수익에서 선택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조사에 따라 5.5%~7.7%로 나타났다. 만약 선택진료제를 폐지할 경우 종합전문요양기관은 8.7%, 종합병원은 6.2%로 그 적자폭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이들 병원의 적자폭은 0.3%~0.8% 수준으로 사실상 선택진료제를 통해 적자를 메워 온 사실도 확인됐다. 병원계는 선택진료제가 폐지될 경우 연간 5000억 원 정도의 적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계 입장에서는 선택진료제 폐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병원계-유시민 "선택진료제는 필요악…폐지 반대"**

이렇게 여러 가지 상황이 선택진료제 폐지 방향을 지시하고 있는데도 정작 보건복지부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최근 "선택진료제는 필요악"이라고 주장해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 2월 인사 청문회 때부터 "선택진료제는 종합병원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환자들이 종합병원으로 몰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며 "선택진료제는 필요악"이라고 말해 이 제도의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 유 장관의 주장도 이번에 나온 의견서는 일축했다. 이 의견서는 "선택진료제 폐지에 따라 3차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부작용은 의료 시스템의 개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유시민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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