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은 당초 서울광장 사용 여부를 놓고 서울시와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범국민대회를 '문화 행사'로 추진할 것을 시와 합의함에 따라 계획대로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정치권 인사들을 비롯해 시민 3000여 명이 참여해 '전쟁 반대', '6·15 정신 계승'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 '전쟁은 그만!'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프레시안(선명수) |
▲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영환·김영록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이정희 의원, 창조한국당 송영호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가해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질타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 특사였던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 세계가 6·15 공동선언의 평화적 의미를 지지했지만, 오로지 한 집단만이 선언을 반대했던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와 6·15 선언과 햇볕 정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동의했지만, 취임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은 튼튼한 안보 속에서 우리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자는 것이었고, 이런 정신으로 10년 전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켰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호소한다. 당장 전쟁 시도를 중단하고 6·15 정신으로 돌아와 달라. 그래야 평화도 오고 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송영호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서울광장을 찾아 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프레시안(선명수) |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우리 국민들은 평화통일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되살리자는 염원을 모아주셨다"며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국민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6·15 정신을 짓밟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상임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근 목사는 "정부가 방북을 불허하면서 원래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대회가 무산됐다"면서 "현 정권 들어 대결과 갈등, 전쟁 위기를 겪고 있는 남북 관계를 벗어나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벌써 8년…"효순이, 미선이를 잊지 마세요"
▲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신효순·심미선 학생의 분향소. ⓒ프레시안(선명수) |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에 가려 주류 언론에는 단신 처리돼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던 비극이 8년이 지났다.
이날 범국민대회에 앞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과 '2012년 미선·효순 추모비 건립위원회' 등은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오현삼거리에서 8주기 추모제를 열고, 두 여학생이 숨진 사고 현장인 무건리 훈령장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2012년 미선·효순 추모비 건립위원회'는 "2012년 10주기 추모제까지 미군들이 세운 추모비가 아닌 한국인들의 추모비를 세우고, 진상 규명과 미군 가해자 처벌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0주기를 맞는 2012년까지 모금 활동을 벌여 새로 추모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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