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는 모두 4만 달러(약 4000만 원)를 안규리 서울대 교수와 윤현수 한양대 교수를 통해 미국 피츠버그의 김선종 연구원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우석 교수, 김선종-박종혁 연구원에게 3만 달러-1만 달러 전달**
27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와 윤현수 교수 등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는 11월 중순과 12월 초 2차례에 걸쳐 2만 달러씩을 김선종 연구원 등에게 전달했다.
황우석 교수는 우선 지난 11월 17일 미국을 방문하는 윤현수 교수를 통해 2만 달러를 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 연구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교수는 "17일 아침 황 교수가 직접 경호원을 통해 미화 2만 달러를 보내 김 연구원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박종혁 연구원을 통해 김 연구원이 쓰러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비 등에 보탬이 될 것 같아서 문병차 들르는 길에 전달해줬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12월 초에도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에게 각각 1만 달러를 추가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교수는 지난 2일 피츠버그로 가는 안규리 교수 편에 3만 달러를 보내 김 연구원과 박 연구원에게 각각 1만 달러를 전달한 것.
윤현수 교수는 "나머지 1만 달러는 여비로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안 교수가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1만 달러 중에서 여비로 사용하고 남은 돈 전액을 반납한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선종 연구원도 최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3만 달러를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교수는 "박종혁 연구원도 최근 통화에서 1만 달러를 반납할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YTN 기자 1만 달러 '운반책' 역할 하기도**
한편 12월 초 3만 달러를 미국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YTN 기자가 일종의 '운반책'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돼 '취재윤리'와 관련한 논란이 예상된다.
YTN 김진두 기자는 지난 2일 안규리, 윤현수 교수 등과 함께 피츠버그 행에 동행하는 과정에서 3만 달러를 1만 달러씩 나눠 소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 없이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외화의 한도가 1만 달러인 것을 감안해 미리 조치를 취한 것. 김 기자는 '동행하는 처지에 안 교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서 1만 달러를 가방에 넣은 뒤 시카고 공항에서 돌려줬다'고 해명했으나 사실상 성격을 알 수 없는 돈의 '운반책' 역할을 한 셈이다.
윤현수 교수는 황우석 교수팀에 의한 '청부 취재'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YTN 김진두 기자에 대해 "피츠버그의 김선종 연구원 인터뷰는 김 기자가 직접 진행한 것이 맞다"고 일각의 의혹을 해명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YTN 기자가 동행하는 것은 2일 공항에 가서 처음 알게 됐다"며 "YTN 기자는 미국 일정에서 모든 행동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12월 초 피츠버그행 안규리 교수가 '주도적 역할'**
한편 YTN 기자를 동행해 김선종 연구원을 방문하고 돈을 전달하는 일 등 '피츠버그 행'과 관련된 모든 일은 황우석 교수의 주도 하에 안규리 교수가 진행해 온 사실도 밝혀졌다.
윤현수 교수는 "1일 밤 갑자기 황우석 교수가 피츠버그로 가서 김선종 연구원 등을 만날 것을 요청했다"며 "나 역시 김 연구원을 만나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에 황 교수의 요청을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2일 공항에 나가보니 안규리 교수가 YTN 기자 동행을 포함한 피츠버그행과 관련한 모든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였다"며 "안 교수는 여정 내내 모든 계획을 짜고 그대로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이런 윤 교수의 증언은 그간 '소극적인 역할' 정도로만 알려져 왔던 안 교수가 황 교수 연구팀 내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역할을 해 왔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 교수가 정부 정보기관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만나 대책회의 등을 가졌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안 교수의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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