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18일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농림부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 소속 농민 2000여 명이 WTO 각료회의에 맞춰 농산물 수입 개방에 반대하는 대규모 원정시위를 벌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WTO 홍콩 각료회의를 앞두고 농민단체들을 대상으로 8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설명회를 여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는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 김동수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가톨릭농민회, WTO국민연대 등 6개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농림부는 이 자리에서 홍콩 국내법을 비롯해 시위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 동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홍콩의 공공질서법은 한국처럼 각목이나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과 대치하는 경우 '폭동(riot)'으로 규정하고 14년 이하 징역에 처할 정도로 엄격하며, '점거'라는 말을 꺼내거나 각목 등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대상이 된다.
농림부는 쌀협상 국회 비준으로 최근 국내 농민시위가 격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에다 지난 2003년 WTO 각료회의가 열린 멕시코 칸쿤에서 농민운동가 이경해 씨가 할복자살한 일을 떠올리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홍콩 국내법을 잘 모르는 농민들이 시위 도중 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현지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설명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명수 농림부 차관을 대표단장으로 파견키로 한 당초 계획을 바꿔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각료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홍콩 각료회의에서 농업협상에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차관을 단장으로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농민단체들의 원정시위 규모 등을 감안해 박 장관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또 홍콩 각료회의 기간에 언론 브리핑과는 별도로 농민단체들을 대상으로 협상내용을 설명해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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