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가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할 때 각각 '비공식적으로' 전라남도 장성에 위치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지소에서 DNA 분석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장성 지소에서 황우석 줄기세포 연구 두 차례 검증"**
1일 국과수의 한 관계자는 "2004년, 2005년 황우석 교수팀으로부터 '비공식적'으로 DNA 분석을 의뢰받아 처리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이 DNA 분석은 서울 국과수 본원이 아니라 전남 장성에 위치한 서부지소에서 이뤄졌다.
이 국과수 관계자는 "당시 보안을 유지하면서 시급하게 DNA 분석을 할 만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황우석 교수팀이 찾고 있었지만 조사할 만한 마땅한 기관을 찾지 못했다"며 "마침 황우석 교수팀의 한 연구원과 친분이 있었던 이가 국과수 서부지소에 있어 '비공식적으로' 그쪽으로 직접 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당시 서부지소가 받은 것은 문제가 된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시료가 아니라 황 교수 연구팀이 추출했다는 두 가지 세포의 DNA였다"면서 "국과수 지소측은 그 전달받은 DNA의 일치 여부만 분석한 뒤 결과를 통보해줬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그는 "당시 국과수 서부지소는 그 연구에 직접 관련이 없는 기관이었기 때문에 의뢰받은 DNA의 지문을 프린트해서 줬을 뿐 두 가지 DNA의 지문이 일치하는지의 여부도 굳이 알 필요가 없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도 우리로서는 전혀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국과수에서 조사를 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이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과수에서 분석작업을 할 때 DNA가 어떤 시료에서 추출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면 다른 시료의 DNA가 전달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과수의 검증 결과는 이번 줄기세포 '진위 공방'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얘기가 된다.
MBC 〈PD수첩〉의 취재 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황우석 교수팀이 문제의 난치병 환자의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DNA가 아니라 다른 DNA를 국과수에 검증토록 의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왜 서울에서 분석 안 했나?…**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의 검증 절차가 서울에 위치한 국과수 본원이 아닌 전남 장성의 서부지소에서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이뤄진 것도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그 동안 황 교수 등은 수 차례에 걸쳐 "국과수에서 체세포 핵이식을 통해 만든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사실을 검증받았다"고 공언하며 이를 정부 차원의 지원의 대표적 사례로 들어 왔다.
황 교수가 줄기세포 연구의 검증작업을 할 만큼 공신력 있는 기관을 찾지 못하는 상황까지 갔는데도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DNA 지문 분석, "신뢰 못한다" 주장은 난센스**
한편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DNA 지문' 분석의 신뢰성 논란과 관련해 국과수의 관계자는 "한 마디로 어이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어느 기관에서 했든 시료가 분명하고 거기서 추출된 DNA를 제대로 분석하기만 했다면 'DNA 지문' 분석의 결과를 의심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검사를 해봤더니 판독이 불가능했다'는 식의 얘기도 언론에서 보도하던데 그 역시 전문가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우석 교수와 〈PD수첩〉 사이의 줄기세포 '진위 공방'은 DNA 지문 분석을 통해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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