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제 집권 3기에 접어들었고, 남은 기간 중 안팎의 도전에 잘 대처하지 않을 경우 '저무는 미국'을 초래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날 '조지 부시의 3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제 막 집권 3기에 접어들었다"면서 과거 술에 절어 있다가 신을 찾고 개과천선을 했듯이 이젠 미 국민을 찾고 대통령직 수행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집권 1기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로, 9.11 테러가 지배한 이 시기에 부시 대통령은 세금정책, 이라크전 등에 있어서 공화당 강경 노선을 채택하는 데 9.11을 솜씨있게 활용했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이어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한 뒤부터 버지니아 주와 뉴저지 주의 주지사 등을 새로 뽑은 지난 8일의 선거일까지를 집권 2기로 분석하면서 이 시기는 전적으로 헛되이 보낸 시기라고 비판했다.
사회보장개혁 시도, 리크 게이트, 톰 딜레이 의원의 부정,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이라크전 악화 등으로 점철돼 만약 미국이 의원내각제였다면 부시 대통령은 벌써 사임했어야 했다는 것이 이 시기를 집권 2기로 규정한 논리다.
프리드먼은 "최근 부시 대통령을 보면 백악관에서 짐을 싸고 텍사스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가 재미없어 한다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프리드먼은 재정적자, 의료보험, 에너지 문제, 기후변화, 이라크전 등 산적한 현안을 무시하면서 세금감면을 강행하기 위해 50.1%의 지지만 얻으면 된다는 식의 분열, 강경 노선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특히 이라크전의 경우 물론 지금의 노선을 고수해야 하지만 혼자 또는 분열된 채로 버틸 수는 없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어 프리드먼은 "부시 대통령이 도전에 대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후손은 지금 이 순간을 '미국의 세기'가 '중국의 세기'로 넘어가는 전환점으로 보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 시급한 처리가 필요한 문제에 대처하지 않을 경우 부시 대통령은 '저무는 미국'을 초래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3년은 낭비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부시 대통령은 3기엔 좀더 중도적 정책과 스타일로 그동안과는 아주 다른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가 탕진한 자원과 그가 무시한 문제의 규모로 볼 때 부시 대통령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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