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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파동'에 중국 '무역 보복' 움직임?

"언론 발표 늦춰달라" 요구…임의적 '무역 보복' 불가능

중국산 '불량 김치' 파동에 중국 검역당국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중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국내산 화장품의 안전성 관련 자료를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검역당국 "한국 화장품 환경호르몬 검출 자료 요청"**

24일 식약청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산 납 김치'가 문제가 된 이후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땀 냄새 제거용 화장품 데오드란트 제품에 대한 환경호르몬 검출 자료를 요청해 식약청이 관련 자료를 보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자료를 요청하면서 지난 8월 한 시민단체가 데오드란트 제품 6종에서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등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발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중국의 요청은 최근 국산 화장품의 중국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 국산 화장품의 수입 규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프탈레이트 류는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당시 국내 화장품업계는 시민단체의 폭로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일부 업체는 의혹이 제기된 데오드란트 제품에 대한 자진 회수 등의 조치를 취했다. 환경부에서는 2006년부터 프탈레이트 류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예정이다.

***중국 "발표 늦춰 달라 요청"에 "No"**

중국은 이와 함께 최근 중국산 식품의 안전 문제에 대한 식약청의 발표에 대해서도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말라카이트 그린이 한국산 향어 등에서 검출됐는데도 중국산만 먼저 문제 삼았다"며 "한국의 검역 당국이 객관적인 모습을 계속 보이지 않는다면 중국도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것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중국 정부는 "자체 조사가 끝날 때까지 언론 발표를 늦춰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요청에 대해 우리 정부는 "식품 안전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므로 발표 시기를 늦출 수 없다"고 답했다.

***"2000년 '마늘 분쟁' 때와 상황 달라…'불만' 표시 수준"**

한편 이런 중국 측의 비공식적인 '불만' 표출에 대해 국내 통상 당국은 "본격적으로 통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통상교섭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중국 측이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없다"며 "지금은 WTO가 정한 합당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2000년 마늘 분쟁 때처럼 쉽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만 중국 측은 이런 일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통보 후 바로 언론에 발표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듯하다"며 "언론 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우리나라의 사정을 염두에 두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식약청이 중국 측 검역 당국인 질검총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상가기사 시작>

***2000년 '마늘 분쟁'이란?**

2000년 우리 정부는 1500만 달러 상당의 중국산 마늘 수입을 막기 위해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중국은 곧바로 5억 달러 규모의 휴대전화 및 폴리에틸렌 수입금지 조치로 맞서 '마늘 분쟁'으로 비화했다. 당시 중국산 마늘에 고율의 긴급 관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한 것이었으나 그 결과는 오히려 참담할 정도였다.

중국은 마늘 수출과 휴대전화 수입 등을 연계하는 대응으로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마늘 수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WTO에 중국이 가입한 현재 이런 임의적인 '무역 보복'은 불가능하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자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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