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에서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 연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비판은 사실상 황 교수 연구에 대한 종교계의 비판이 잠잠해진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기윤실 "황 교수 연구 반대…성체 줄기세포 연구로 전환해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14일 저녁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 복제 및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기윤실은 수 차례 토론을 거쳐 이날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윤실은 "우리 사회에서 난치병 치료라는 고결한 목적을 앞세워 인간의 초기 배아를 세포덩어리로 간주해 복제하고 파괴하는 행위가 일부 의료진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에 있는 생명을 파괴하는 연구에 정부와 재계가 앞서 지원하는 행태는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황 교수 연구와 이에 대한 정부 등의 지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미 태반이나 태아의 탯줄 혈액(제대혈)을 이용한 성체 줄기세포 연구 등이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 가능성을 예고하며 일부 임상 단계까지 와 있다"며 "난치병 치료가 계속돼야 한다면 그 방향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아니라 성체 줄기세포 연구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 연구 사실상 인간 복제와 똑같아"**
기윤실은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 복제 및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가 꼽은 첫 번째 문제점은 온전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는 초기 배아가 세포덩어리로 간주돼 파괴되고 있다는 것. 길원평 부산대 교수(물리학)는 "배아에서 태아로 성장하는 과정 사이에는 아무런 본질적인 변화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배아를 생명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배아를 단순히 세포덩어리로 본다면 앞으로 '경제적 이득'과 같은 이유로 인간 생명의 경계가 더욱 더 느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아 줄기세포 배양을 위해 인간의 체세포 복제가 불가피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복제 배아를 인간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사실상 인간 개체 복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동물 복제 방식과 동일한 기술을 인간 배아에 적용시킨 이 방법은 '인간 초기 단계의 복제'라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지만 우리 사회는 '경제적 이득'을 앞세워 이 윤리적 문제를 피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우석 교수가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는 이종 간 교잡의 위험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길원평 교수는 "여성의 난자를 구하기 어려워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이종 간 교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이종 간 교잡이 활성화될 경우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유해한 바이러스 등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면역학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이종 간 교잡을 허용하고 있다.
***"기독인들이 앞장 서 배아 연구 문제점 환기시켜야"**
특히 기윤실은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 연구를 막기 위해 기독인들의 성찰과 실천을 촉구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기윤실은 △인간 배아 연구 금지 △생명윤리법 개정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생명과학 분야에 이해관계가 없는 위원 확대 △난치병 환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정부 투자 확대 △언론의 인간 배아 연구에 대한 균형 잡힌 보도 태도 등을 촉구했다.
특히 길원평 교수는 "기독인들은 배아복제를 반대하는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와 같은 생명윤리단체에 가입해 인간 배아 연구를 막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배아 복제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개하고 반대하는 글을 널리 퍼뜨리고 필요하다면 시위도 해야 할 것"이라고 기독인들의 성찰과 실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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