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노동자 1년치 임금을 다 합쳐도 땅값 상승에서 얻은 불로소득 총액에 턱 없이 모자란다."
오늘도 밥벌이를 위해 만원 버스, 전철에서 시달리며 출근한 노동자들이 어깨를 축 늘어뜨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이 6일 발표한 <토지 소유 불평등과 불로소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땅값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은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노동자 1년치 임금 다 합쳐도 땅값 상승으로 얻은 불로소득보다 못 해"**
보고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동안 땅값 총액은 822조 원(60.7%) 증가했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11년 동안 땅값 총액이 275조 원(25.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수준이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지역별로 땅값 상승률을 보면 경기(106%), 충남(81%), 서울(67%), 인천(59%), 대전(52%) 순으로 수도권과 대전ㆍ충남권이 다른 지역보다 단연 높았다. 노무현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및 이와 모순되는 지역 균형발전 전략에 따른 갖가지 개발 정책들이 땅값 거품만 야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땅값이 올라 땅 소유자들이 일하지 않고 벌어들인 돈은 얼마나 될까? 땅값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은 2003년 191조 원(전년대비 증가율 14.1%), 2004년 284조 원(18.4%), 2005년 346조 원(18.9%)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불로소득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단적으로 2005년 땅값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 346조 원은 2004년 한 해 동안 1400만 노동자에게 지급된 임금 총액 324조 원을 넘어선다.
***"국민 70.3%는 땅 한 평 갖지 못한 신세"**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땅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혜택을 극히 소수의 땅 부자들만 본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사유지에 국한해서만 보자면 전체 인구 4871만 명 중 토지 소유자는 1397만 명으로 전체의 28.7%밖에 되지 않는다. 3475만 명(70.3%)이 땅 한 평 갖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땅 소유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하게 상위 20% 정도가 모든 것을 갖고 나머지 80% 위에 군림하는 '20 대 80' 사회로 빠르게 향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면적 기준으로는 상위 1%가 전체 사유지의 51.5%, 상위 5%가 82.7%를 소유하고 있다. 땅값 기준으로는 상위 1%가 37.8%, 상위 5%가 67.9%를 소유하고 있다. 땅을 가진 사람들 안에서도 '20 대 80' 사회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는 양상이다.
당연히 가구별 토지 소유 불평등 양상 역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체 1777만 가구 중 토지 소유 가구는 1060만 가구로 전체의 59.6%에 불과하다. 717만 가구(40.4%)는 땅을 소유하지 못했다. 면적 기준으로는 상위 1%가 전체 사유지의 34.1%, 상위 5%가 62.8%를 소유하고 있고, 땅값 기준으로는 상위 1%가 26.9%, 상위 5%가 51.2%를 소유하고 있다.
'땅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 2005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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