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자들은 지난 60년간 학문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 사건, 책으로 각각 함석헌ㆍ김수영ㆍ김지하와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사상계>를 꼽았다.
***함석헌, 김수영, 김지하…"지성사에 미친 영향력 가장 커"**
<교수신문>은 광복 60주년을 맞아 KBS와 공동으로 각 분야별 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 지난 60년간 학문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 사건, 책을 선정해 22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상가 함석헌, 시인 김수영, 시인 김지하(각 5표)와 '5ㆍ18 광주 민주화 항쟁'(14표), <사상계>(19표)가 학문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 사건, 책으로 선정됐다.
그 외의 영향력 있는 인물로는 철학자 박종홍, 사회학자 김진균(각 4표), 경제학자 박현채, 문학평론가 백낙청(각 3표), 이론화학자 이태규, 서양사학자 조의설, 정치학자 최장집(각 2표)가 꼽혀 지난 60년간 한국 지성사는 전통적인 인문학인 문학, 역사, 철학이 이끌어 왔음이 두드러졌다.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가치관 뒤흔든 가장 큰 사건**
학자들은 학문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으로 1980년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에 이어 1945~1950년에 이르는 '해방ㆍ건국ㆍ한국전쟁'과 1972년 '유신ㆍ긴급조치(각 13표)'를 선정했다.
학자들은 이어 1960년 '4ㆍ19 혁명'(9표), 1961년 '5ㆍ16 군사 쿠데타'(8표), 1987년 '6월 민주항쟁',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각 7표) 등 우리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꼽았다.
한편 이들은 현대사의 사건들 외에도 포스트모더니즘의 대두와 확산(13표), 1988년 학술단체협의회 탄생(9표), 1980년대 중·후반 사회구성체 논쟁(8표) 등도 학문적으로 큰 영향을 준 것으로 꼽았다.
***<사상계>, 마르크스, 리영희, <창비>…지성사에 한 획 그은 책**
학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으로는 1953년에 창간된 <사상계>가 꼽혀 이 잡지가 전후 지식인에게 준 큰 영향을 실감하게 했다.
<사상계>는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장준하의 주도로 창간돼 창간호 3000부가 발간과 동시에 매진되는 등 당시 지식인ㆍ학생 등에게 폭발적 인기를 모았다. 이 책은 민족문제, 분단문제, 민주주의, 경제발전 등 당시 지식인에게 제기되는 중요한 과제를 선도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상계>에 이어 <자본론>을 비롯한 칼 마르크스의 저술(16표), 리영희가 1974년 펴낸 <전환시대의 논리>, 1966년 창간한 <창작과비평>(각 15표), 박현채가 1978년 펴낸 <민족경제론>(12표), 한길사에서 1979년에 펴낸 <해방전후사의 인식>(10표) 등 1970~80년대 민주화운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책들이 학문적으로 큰 영향력을 준 책으로 꼽혔다.
그밖에 <말과 사물>을 비롯한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의 저술(8표), 김윤식이 1976년에 펴낸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7표), 경제사학자 김용섭이 1970년 펴낸 <조선후기농업사 연구>, 1970년 창간한 <문학과지성>(각 6표) 등 문학, 역사, 철학에 큰 영향을 준 저술도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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