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신청 마감을 보름 앞두고 경주시가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유치 신청서를 16일 산업자원부에 제출했다.
***경주, 방폐장 유치 신청서 최초로 산자부에 접수**
16일 산자부 등에 따르면 경주시는 양북면 봉길리 부지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유치하는 내용의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번 신청은 경주시의회가 지난 12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신청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 신청한 봉길리 부지의 경우 이미 지난 4월부터 부지 안정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6월 부지선정위원회는 "이 지역의 지질 조건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발표했었다. 부지 안정성 조사에서 최종적으로 적합 판정이 내려지면 바로 문화재ㆍ상수원 보호구역 여부, 사업 추진 경제성 등의 여건을 평가받게 된다.
부지 안정성과 사업 추진 여건이 만족될 경우 경주시는 8월 31일까지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신청을 한 다른 지역과 함께 10~11월 중 주민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주민투표 결과 유치 찬성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방사성폐기물처분장 후보지로 최종 선정된다.
산자부는 31일까지 최다 3~4곳이 유치 신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군산시의회가 지난 7월 유치 동의안을 가결한 상태인 데에다 울진, 영덕, 삼척, 포항 등도 지방의회에 유치 동의안이 상정돼 있는 등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찬반 갈등 심화될 듯…경주 시민 소극적 대응에 반대 측 조바심**
한편 경주시와 인근 지역은 10월~11월 중 주민투표를 실시할 때까지 극심한 찬반 갈등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경주 지역 시민ㆍ사회단체들은 16일 "경주시와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혈세 12억 원을 물 쓰듯 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주)의 들러리를 선 데 이어, 12일 경주시의회가 시민들의 순수한 의사를 무시하고 만장일치로 동의안을 가결했다"며 "천년 역사의 도시인 경주를 핵 쓰레기로부터 지키기 위해 장기 천막농성에 들어간다"고 방사성폐기물처분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경주 지역 시민ㆍ사회단체들의 반대운동은 현재는 시민들의 호응을 많이 받지 못하는 상태다. 문무대왕 수증릉이 위치하고 있는 봉길리 부지는 이미 인근에 월성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 있는 데에다, 경주 시내와 거리가 멀어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경주시민의 실감이 약하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월성 1, 2호기 건설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까지 유치할 경우 국내 최대의 원자력 단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경우 향후 '사용후 핵연료'와 같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도 경주시에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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