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청정지역인 한려해상국립국원이 해양 폐기물로 신음하고 있다. 남해안 거제도 일대에 상당한 양의 해양 폐기물이 최소한 2년 이상 방치돼 있지만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은 손놓고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정 해상 국립공원 곳곳에 쓰레기 더미 가득"**
녹색연합은 2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해금강 해안에 해양 폐기물이 펼쳐져 있다"며 "1일 80명의 녹색연합 회원들이 수거 및 정화한 폐기물의 양만 50ℓ 자루 500개 분량이나 됐다"고 밝혔다. 해양 폐기물이 펼쳐진 지역은 천연기념물 제233호로 지정된 동백림 지역을 포함한 거제도 최고의 관광지다.
이 단체는 "폐기물은 주로 어구를 비롯한 어업 폐기물과 육지에서 떠내려 온 생활폐기물이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해양 폐기물만 해도 수십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해안 절벽 지대 인근의 해양 폐기물까지 포함하면 그 양은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고 고발했다.
이 단체는 또 "더 심각한 문제는 상당한 양의 해양 폐기물이 눈에 잘 띄는 해안선에 방치돼 있는데도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지속적으로 수거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그러다보니 수년간 방치된 폐기물이 썩어 악취를 풍기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 오염, 해상사고 원인으로 작용해"**
해양수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4년 전국적으로 발생한 해양 폐기물은 어망과 로프 1만2144t, 폐스티로폼 2313t, 관광·낚시 폐기물 7만3036t 등 모두 8만7493t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거·처리율은 어망과 로프 68.3%, 폐스티로폼 89.3%, 관광·낚시 폐기물 25%에 불과하다.
이런 해양 폐기물 대부분은 분해되는 데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수백 년 이상 걸려 해양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으로 로프 3~14개월, 대나무 1~3년, 페인트칠 된 나무 13년, 통조림 깡통 100년, 알루미늄 깡통 200~500년, 플라스틱 500년 이상 등의 분해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폐기물은 먹이로 오인돼 해양 생물이 먹기도 하며 해상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기도 한다. 녹색연합은 "이번 현장 조사에서 플라스틱과 병뚜껑을 먹는 바닷새나 폐비닐을 먹는 바다거북 등을 자주 봤다"며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 어망과 로프에 스크루가 감겨 심각한 해상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해양 폐기물 대책 마련 나서야"**
녹색연합은 "우리나라는 현재 제대로 된 해양 폐기물 모니터링조차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매년 가을 공공근로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해안 쓰레기 수거도 형식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방치된 해양 폐기물은 현재 국내 해양폐기물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환경부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방자치단체에만 해양폐기물 처리를 떠넘기지 말고 즉각 수거 및 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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