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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방폐장, 8월 신청 받아 11월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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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방폐장, 8월 신청 받아 11월 확정"

"군산, 경주, 울진이 지질조건 양호", 환경단체 "또 졸속추진"

정부는 핵폐기물처리장 부지를 오는 11월까지 확정하기로 하고 8월까지 시'군 지방자치단체장의 유치 신청을 접수하기로 해 핵폐기물처리장 갈등이 또 한 차례 전국을 휩쓸 전망이다.

***"유치 신청, 부지 적합성 조사 후 주민 투표로 결정"**

산업자원부는 16일 오후 3시30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중'저준위 핵폐기물처리장 후보 부지 선정' 공고를 냈다.

지난 13일 당정 협의에서 최종 확정된 이번 산자부 안에 따르면, 산자부는 8월31일까지 각 시'군 지자체장의 유치 신청을 접수하기로 했다. 유치 신청은 지자체장이 지방의회 동의를 얻어 산자부 장관에게 신청서를 내도록 했다.

유치 신청을 한 시'군은 9월15일까지 부지선정위원회로부터 부지 적합성 평가를 받게 되고, 부지 적합 판정을 받은 시'군의 경우 산자부 장관은 해당 지역에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게 된다. 주민투표는 해당 지역에서 동시에 실시되며,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 유효 투표수 과반수의 찬성표를 획득한 지역 중에서 찬성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후보 부지로 선정되게 된다.

산자부는 8월 말이 마감인 유치 신청 지역이 두 곳 이하인 경우에는 최근 유치에 관심을 보인 지역을 대상으로 부지선정위원회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해 주민투표 대상으로 선정하는 보완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주민투표는 산자부 장관이 요구하더라도 지방의회의 의견 수렴을 거쳐 지자체장이 주민투표 실시를 거부할 수도 있다.

유치 지역에 대해서는 3천억원의 특별 지원금과 연 평균 85억원 규모의 핵폐기물 반입 수수료가 지급되며, 한국수력원자력(주)의 본사 이전, 양성자가속기 사업 유치 등이 지원된다.

***이희범 장관,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

이날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별도의 담화문을 발표해 사실상 핵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할 참여정부의 마지막 기회인 이번 공고에 임하는 절박한 심정을 보여줬다.

이희범 장관은 "국가적 난제를 국민 여러분이 현명한 판단으로 풀어 나가주기를 호소하고자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핵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장은 국민 여러분의 동의와 지지 아래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역 주민은 물론 정부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긴 2003년 부안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한다"면서도 "지난 30년 동안 이용해온 원자력 발전의 불가피한 산물인 핵폐기물을 우리 세대에서 꼭 건설해야 한다"고 핵폐기물처리장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그 동안 핵폐기물처리장 문제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결국 정부와 국민 사이에 '신뢰'가 부족한 데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번에는 절차적 민주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 없이 핵폐기물처리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군산, 경주, 울진 등 지질 조건 양호해"**

한편 이날 핵폐기물처리장 부지선정위원회는 군산, 경주, 울진 등이 핵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설 만한 양호한 지질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부지선정위원회 부지적합성 소위원회 장호완 위원장(서울대 교수)은 "한수원과 지자체의 협의를 통해 4개 시'군 5개 부지에 대해 조사를 한 결과 군산 소룡동 비응도, 경주 양북면 봉길리, 영덕 창수면 신리, 울진 북면 소곡리'상당리 등 네 곳이 핵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설 만한 양호한 지질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장호완 위원장은 "다만 경주 양남면 상라리 지역은 지질 문제로 공학적 보강으로 안전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처분장 부지로 권고하기에는 부적절했다"며 "이들 지역 외에도 포항 죽장면 상옥리, 삼척 원덕읍 이천리 등도 지질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 중에서 경주, 울진 등은 8월말까지 유치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의 찬반 갈등이 가열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연합, "'2008년 포화설'은 거짓말"**

하지만 이런 정부의 핵폐기물처리장 추진 방식은 정부 스스로 공언한 것과는 달리 문제투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산자부 발표 직후 바로 성명서를 내 "정부의 졸속적인 핵폐기물처리장 추진은 갈등과 혼란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정부가 늘 얘기해온 '2008년 포화론'은 10년 전인 1995년의 발생 실적에 근거한 잘못된 주장"이라며 "최근 각 원전 한 호의 중'저준위 핵폐기물 배출량은 1백25드럼인데, 한수원은 10년 전 발생 실적인 2백70드럼을 적용해 포화되는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고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환경연합은 또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서유럽 3개국,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6개국, 한국보다 다섯 배나 많은 중'저준위 핵폐기물이 있는 캐나다에서도 아직 중'저준위 핵페기물 처분장 없이 임시 저장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국가에 중'저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이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이번에 마련된 부지 선정 절차 역시 졸속으로 마련돼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지자체장과 지방의회의 동의를 거치는 유치 신청 절차를 발표하면서, '부지선정위원회가 임의로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투표 실시 대상 지역을 추가로 정할 수 있다'고 덧붙인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환경연합은 "지자체가 중'저준위 핵폐기물처리장 유치를 위해 돈과 인력을 푸는 상황에서 공정한 주민투표는 불가능하다"며 "유치 신청, 주민 투표 과정에서 극심한 지역 내외의 갈등을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연합은 마지막으로 "포화론을 내세워 국민을 협박하고, 특별 지원금을 미끼로 지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사업이 참여정부의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부지 선정 과정에서 또 다른 부안 사태가 발생할 게 뻔하며 그 책임은 반드시 노무현 정권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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