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기도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들에게 새총외에 골프채로도 골프공을 날린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관련자들을 '직위해제'했으나, 시민인권단체들은 보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지방경찰청은 28일 "세교지구 W빌라 농성현장의 경비를 담당한 일산경찰서 방범순찰대 박모(48)경사가 지난 18일 오전 10시반 아이언 골프채로 10여개의 골프공을 철거민이 농성중인 빌라를 향해 친 것으로 감찰조사결과 드러났다"며 "골프채는 박경사가 개인적으로 소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박 경사 및 지휘책임을 물어 일산서 방순대장 서모(43)경감을 이 날짜로 직위해제했다.
오산자치시민연대와 철거민들은 이에 앞서 “경찰 지휘관이 빌라 인근 수목원 주차장 공터에서 골프채를 휘둘러 철거민들이 모여 있는 망루를 향해 골프공을 날렸고 전투경찰들이 ‘나이스 샷’, ‘굿 샷’을 외쳤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었다. 경찰 조사에서 박 경사는 “철거민들이 쏜 골프공에 버스가 손상되고 대원들이 부상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에 화가 나서 골프채를 가져와 10여개의 골프공을 날렸다”고 진술했다.
오산자치시민연대와 철거민들은 그러나 "박 경사 혼자서 하루만 골프친 것이 아니라 서너명이 며칠 동안 쳤다”고 주장, 경찰이 진상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시민연대측은 또한 철거민들을 향한 골프공 조준사격이 인명살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중범죄 행위라는 점에서 단순한 직위해제로 그칠 게 아니라,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는 입장이어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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