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24일 우이(吳儀) 부총리가 전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취소, 외교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관련, 근본책임은 역사문제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지도자들의 최근 발언으로 회담에 필요한 분위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답해, 회담 취소 이유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발언때문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쿵 대변인은 그동안 내세워온 '긴급한 공무'에 대해선 "나는 긴급한 공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어제 밤에 이미 밝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쿵 대변인은 23일 밤 "우의 부총리가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데 일본의 지도자가 참배를 계속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은 중-일관계 개선에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단히 불만스럽다"고 말했었다.
그는 외국 지도자와의 회담일정을 갑자기 취소한 것은 외교관례상 결례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회담 취소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중국 인민의 감정에 상처를 입힌 것은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중국의 사자성어 '사본축말(捨本逐末:본말전도와 같은 뜻)'를 소개하기도 했다.
쿵 대변인은 이어 "항일전쟁이 8년간 진행되는 동안 3천여만명이 숨지고 직접적인 경제손실이 6천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중국인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면서 "역사는 시간이 오래 흘렀다고 잊혀질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선궈팡 중국 외교부부장도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이 부총리의 방문에는 좋은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정부, 특히 일부의 정부 수뇌는 역사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갖지 못하고 부당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고이즈미 총리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일본정부가 대단히 현명한 자세를 갖고 신사참배를 중단한다면 중-일관계를 포함해 많은 문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며, 즉각적인 신사참배 중단 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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