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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제재중. 北-中 항공노선 닷새간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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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中, 北제재중. 北-中 항공노선 닷새간 끊겨"

[인터뷰] 장성민 대표, "미국이 '일본 핵카드'로 중국 압박한 결과"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저지와 6자회담 복귀를 압박하기 위해 사실상 대북 경제제재를 시작, 최근 북한 순안공항과 중국 심양공항을 오가던 북한 항공기가 닷새간이나 운항을 중단할 정도로 북한이 현재 극심한 에너지난과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중국, 대북 경제제재 시작. 북-중 항공노선 연료없어 5일간 끊기기도"**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24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부에 정통한 한 고위소식통의 최근 전언을 빌어 중국의 경제제재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북한의 경제상황을 전했다.

장 대표는 "현재 북한은 에너지난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며 "평양의 순안공항에서 중국의 심양공항으로 운행되는 북한 비행기들이 요 몇개월 사이에 매우 부정기적인 운항을 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증거이며, 심지어 매일 한 두차례 드나들던 북한 비행기가 최근 들어서는 5일 이상씩 연착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 원인은 다름 아니라 비행기를 자주 운행할만한 연료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며 "심지어 중국 심양에서 평양순안 공항으로 다시 돌아가는 비행기조차 연료가 없어 비행기 조종사들이 북한으로 몰고 들어갈 비행기의 연료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따라서 "중국은 이미 외부 세계가 전혀 모르는 가운데, 중국식의 대북 경제적 압력을 조금씩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정황은 중국정부의 태도와 발언에서 발견되는 게 아니라 북측의 식량과 연료난을 통해 읽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의 이런 상황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 에너지와 식량압박을 넣어 달라는 요청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이 이번에 남북실무회담 카드를 극적으로 꺼내든 것은 바로 미국과 중국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운 일종의 한계 상황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본 핵카드'로 중국 압박중"**

장 대표는 이처럼 중국이 대북 경제제재에 착수한 배경으로, 미국이 '일본 핵무장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중국측 소식통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장기적으로 그리고 잠재적으로 미국은 '일본을 재무장시켜 중국을 봉쇄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탈냉전기 미국의 동아시아 대전략(Grand Strategy)"이라며 "그러나 일본 재무장의 한계는 핵무장이다. 미국은 일본의 핵 보유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 미국의 안보우산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미-일동맹은 근본적으로 변형되기 때문"이라고 기존의 미국 정책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들어 미 공화당 정책위원회에서 미 상원들에게 배포한 6쪽짜리 정책제안 보고서는 우리를 매우 긴장시킨 자료"라며 "보고서의 핵심 사항은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은 중국에 맞서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해야 한다는 정책제안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보다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결론은 중국이 북핵을 막는 데 미국에 협조할 것인지, 아니면 일본이란 새로운 핵 보유 이웃국가를 감내할 것인지를 택일하도록 하는 전략"이라며, 현재 미국이 '일본 핵카드'를 갖고서 중국을 압박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 핵 카드'는 지난달 말부터 중국사이드로부터 전해 들었는데, 당시 베이징 정가에 나돌았던 내용은 7월에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시 군사공격을 할 지도 모른다는 내용과, 일본의 핵개발을 미국이 용인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며 "그런데 일본 핵 카드는 지금 미 상원 공화당 정책제안 보고서에 공개적으로 명시되어 나타나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고 긴장감을 나타냈다.

***"북 핵무기 때문에 미국 선제공격 못해"**

장 대표는 한편 최근 미국측과 접촉한 결과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계속 흘리고 있는 '대북 선제공격설'과 관련,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현재로서는 선제공격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그 이유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미사일에 장착할 경량화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거의 없으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은 북한을 쉽게 공격할 수 없게 된다"며 "왜냐하면 대북 선제공격은 전면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영변 핵 시설만 폭격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영토를 공격 받은 상황에서 북한이 반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이럴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면전의 상황이 오면 북한은 핵무기를 일본을 타격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협박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미국은 남한과 일본을 포기하고 북한을 붕괴시키느냐, 아니면 남한과 일본을 살리기 위해 북한과 타협을 추구하느냐의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어느 것도 미국으로서는 선택하기 힘든 옵션"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의 네오콘들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선제공격에 대한 유혹을 갖고 있으면서도 쉽게 공격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대신 북한의 핵 물질 유출에 대한 봉쇄와 제재정책은 매우 심화시켜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요컨대 "결국 북한에게 핵 보유를 허락하면서도 북한체제를 내적으로 붕괴시켜 나가려는 게 네오콘들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노대통령 발언을 '모래 위에 쓴 글씨'로 불신"**

장 대표는 이처럼 엄중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그 어느때보다 우리 정부에게 일관된 외교원칙과 남북 신뢰구축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측은 지금도 대북송금 특검, 4백68명의 탈북자 기획입국, 김일성 주석 10주기 민간 조문단 방북 불허, 북한이 6자 회담에 돌아 오도록 중국에 압력을 요구했던 점, 핵 문제 해결 없이 남북정상회담 할 수 없다는 노무현대통령의 발언에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며 "북측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모래 위에 쓴 글씨'에 비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 바위 위에 쓴 글씨가 되어야지, 파도 한번 스치면 지워지는 모래 위의 글씨가 되어서야 어떻게 믿고 남북관계를 끌고 가겠냐"는 북한측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남북교류와 한미동맹이 모순되는 정책을 펼치게 되면, 북한도 잃고 미국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이 양자를 조합시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외교적 원칙과 국익에 대한 판단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중국과 함께 6자회담틀내에서 북-미간 직접대화를 이뤄내는 데 총력을 펼쳐 나갈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입장인 6자회담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북-미간 직접대화를 원하는 북측의 주장을 수용하는 협상방식을 관철할 것"을 주문했다.

***장성민 대표 인터뷰 전문**

문: 이번에 북한이 먼저 남측에 회담을 제의해와 10개월만에 정부간 대화가 재개됐는데 그 배경과 전략은 뭐라고 생각하나?

장성민: 우선 북측에서 남측에 제의해 온 회담 성격부터 보다 분명하고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엄격히 말해, 이번 5월16에 개최된 남북한 회담은 차관급 회담이 아니다. 그것은 북측이 주장한 대로 그저 '실무급 회담'일 뿐이다. 실무급회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있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회담의 성격까지 자꾸 남쪽 정부의 소망의식이나 기대심리를 반영하여 확대 해석하게 된다면, 이것 자체가 북측과의 협상을 하는데 있어서 그다지 좋은 전략이라 볼 수 없다.

비록 우리 정부는 회담대표로 차관을 내 보냈어도 회담의 격을 실무급으로 명명했더라면 이번 회담이 핵 문제에 관한 한 아무런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어도, 지금처럼 외부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는 듣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 스스로가 격을 높여 차관급 회담으로 규정지으니까,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6자회담 참가국들까지도 이번 회담에 높은 기대를 걸었던 것이 아닌가? 혹시 교착국면에 빠진 핵 문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여러 요로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이번에 북측 대표로 회담에 참가한 김만길 부국장은 회담에서 자신의 직권으로 의사결정이나 정책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그 어떤 권한도 북측 중앙정부로부터 위임받지 못했다. 이 말은 실무적 합의를 이뤄내는 그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는 사람을 놓고서, 우리 정부가 과도하게 이런저런 요구와 주장을 했다는 얘기다.

***북한 "노무현 발언은 모래위에 쓴 글씨"**

문: 그렇다면 북한이 남한에게 전격 회담을 제의한 배경은 뭐라고 보나?

장성민: 북측이 남한에 기습적으로 회담을 제의해 온 배경에는 나름대로의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 전략이 있었다.

우선 가장 단기적으론, 단연 식량문제 해결과 비료지원 문제다. 어쩌면 비료지원 문제보다 식량지원 문제가 더 다급한 상황인지도 모른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인사 등의 전언에 따르면, 지금 북한은 비료 못지 않게 식량상황도 최악의 상태다. 북측이 이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이 대북 간접제재를 실시해온 것이 일정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미국의 대북봉쇄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을 염려하여 강조하지 못하고 있을뿐이다. 또한 식량은 비료와 달리 북한의 중앙정부와 인민간의 간격을 분리시킬 수 있는 병참도구로 활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은 사실상 식량이 가장 절박하지만 지금 말을 아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식량지원에는 많은 조건이 따라 붙는다. 과연 북한에서 제대로 분배가 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서부터 혹시 민간인에게 배분되지 않고 군부로 들어가는지 하는 문제까지 외부로부터의 엄격한 감시를 받아들인다는 전제 조건하에서 공급 받기 때문에 식량 문제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식량이 다급하지만 이 문제가 자칫 지금의 핵 협상국면을 흐려 놓을 수도 있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 하겠다. 그래서 먼저 비료부터 지원을 받고, 이왕에 조금 더 참고 고난의 행군을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중기적인 입장에선, 6.15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시점으로, 남북한간의 교류협력의 물꼬를 일정하게 만들어 노무현 정부로부터 햇볕정책을 계승케 하고, 새로운 대북사업의 약속보다는 기존의 남북간 합의사항, 즉 6.15 남북공동합의문만이라도 충실하게 이행토록 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노무현 정부가 6.15 합의정신을 어떻게 이행해 나가느냐에 따라 남측과의 교류협력의 폭이 정해질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북측은 노무현 정부에 큰 기대를 걸지 않을 것이다. 북측이 오는 6.15 남북해외민족통일 대축전에 현정부의 각료급 인사의 방북을 어렵게 허락하면서도, 왜 지금 이 시점에 국민의 정부시절 대북특사였던 두 주역(임동원, 박지원)에겐 쉽게 초청장을 발부했는지 북측의 메시지를 정확히 읽어낼 필요가 있다. 임동원과 박지원은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표방해 온 참여정부가 국민의 정부를 상대로 대북송금특검을 단행했을 때, 실형을 내렸던 인물들이 아닌가?

북측은 지금도 대북송금 특검, 4백68명의 탈북자 기획입국, 김일성 주석 10주기 민간 조문단 방북 불허, 북한이 6자 회담에 돌아 오도록 중국에 압력을 요구했던 점, 핵 문제 해결 없이 남북정상회담 할 수 없다는 노무현대통령의 발언에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

북측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모래 위에 쓴 글씨"에 비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 바위 위에 쓴 글씨가 되어야지, 파도 한번 스치면 지워지는 모래 위의 글씨가 되어서야 어떻게 믿고 남북관계를 끌고 가겠나"고 말하고 있다.

장기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북한은 6자회담 복귀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이 중국을 통해 보낸 압력과 압박으로부터 매우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데, 남측에 회담 제의를 기습적으로 제의함으로써 이 압력으로부터 극적으로 탈출하는 데 일시적 성공을 한 셈이다. 그 결과 미국은 하루 아침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셈이 됐고. 이번 실무회담의 핵심은 우리정부가 북측에 이런저런 회담제의를 비밀리에 해서 북측이 응해준 게 아니라,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심각한 압력을 받으면서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막판 비상 탈출구로 남북회담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읽을 필요가 있다.

지금 북한은 북미관계가 막히면 막힐수록 남북관계에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릴 것이다. 지금 이미 그런 상황을 맞고 있다고 본다.

***"미국의 헤게모니 여전히 네오콘이 장악"**

문: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장성민: 핵실험 관련 정보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신빙성 없는 정보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북한의 능력과 의도라는 차원에서 접근해봐야 한다.

첫째, 북한은 충분한 핵실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역사가 30년을 넘었다. 핵실험 능력이 없을 수가 없다.

둘째, 의도의 문제이다. 핵실험은 핵 보유국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이다. 핵실험을 하게 되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 된다. 북한은 그간 핵 프로그램을 억지력과 협상력 두 가지 목표를 위해 활용해 왔다. 이는 북한의 핵개발상황에 대해 모호성(nuclear ambiguity)이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핵실험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모호성은 남지 않게 된다. 억지력은 증가하지만 협상카드는 완전히 소진되어 버린다. 또한 더 이상 한국이나 중국도 북한을 감싸주지 못할 정도로 국제적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강행 여부는 미국의 태도라는 또 하나의 변수에도 영향을 받는다. 지금처럼 미국이 북한의 일방적 굴복만을 요구하면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라고 요구해 나온다면 북한은 오히려 그 반발로 핵실험을 추구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미국이 좀 더 유연한 자세로 북한을 6자 회담 장에 끌어내기 위한 당근을 제시한다면 북한의 핵실험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미국의 태도변화가 중요하고, 또 이를 위한 한국이나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문: 현재 미국 강온파 중 어디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나.

장성민: 부시 2기 내각은 콜린 파월이라는 온건파를 배제하면서 출범했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네오콘이 아니고 현실주의자이지만, 일방주의 시대에선 미국의 현실주의라는 것이 강성기조를 띨 수밖에 없다. 냉전기 키신저와 같은 미세한 세력균형을 선호하는 현실주의와는 사뭇 다르다는 말이다.

따라서 부시 2기 내각은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봐야 한다. 강경파(일방주의적 현실주의)와 초강경파(네오콘)간의 역관계는 있을 수 있지만, 현 부시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온건한 관여정책으로 정책전환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여기다가 북한의 핵 보유선언,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논란 등은 미국 내에서 초강경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주고 있다.

지금 미국의 네오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하며, 특히 딕 체니 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지금 이라크 문제가 어떻게 해서든 진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북한 핵무기 가졌기에 美선제공격 가능성 낮아"**

문: 그렇다면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장성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현재로서는 선제공격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그 이유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1백40여 차례의 고폭실험을 통해 플루토늄 핵 장치를 제조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핵실험을 거치지 않고도 그 성능을 입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핵 장치를 미사일에 장착하는 기술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물론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미사일에 장착할 경량화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은 북한을 쉽게 공격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대북 선제공격은 전면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영변 핵 시설만 폭격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영토를 공격 받은 상황에서 북한이 반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이럴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전면전의 상황이 오면 북한은 핵무기를 일본을 타격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협박할 것이다. 그래도 실제 상황은 주 타킷이 남한의 미군기지가 되겠지만... 이렇게 되면 미국은 남한과 일본을 포기하고 북한을 붕괴시키느냐, 아니면 남한과 일본을 살리기 위해 북한과 타협을 추구하느냐의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어느 것도 미국으로서는 선택하기 힘든 옵션이다.

그래서 미국을 네오콘들이 잡고 있는 동안은, 한미관계를 매우 기술적으로 잘 관리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미국은 대북 선제공격이 이런 딜레마의 상황을 초래할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선제공격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관계가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네오콘들은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대북선제공격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이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믿고 있는 선제공격의 교리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 6자회담과 UN안보리를 통한 북한 핵 처리의 차이는.

장성민: 핵 문제를 UN안보리로 가져간다는 것은 대북 제재를 의미한다. 북한은 대북 제재를 전쟁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제재를 전쟁행위로 간주하는 것은 국제관행이기도 하다. 따라서 핵 문제를 UN안보리로 가져간다는 것은 평화적 문제해결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6자회담과는 정반대의 해법이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봐야 할 것은 과연 6자회담이 문제해결의 수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맨 처음으로 미국측 주장과 북한측 주장을 생각하여 합리적인 방안으로서 6자회담내 북미간 직접 접촉을 주장했었다. 미국은 지금 이 문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중국도 북한도 그렇다. 여기서 미국이 더 큰 융통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도 슬쩍 뒤로 빠져 6자회담 밖에서의 중재역할론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6자회담 안에서의 중재역할론을 강조해 나가야 한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복귀문제를 북미간에 맡겨두고 양국이 협의토록 해야 한다. 중국이 나서면 문제는 더 장기화되고 지연될 뿐이다. 그리고 자칫 중국이 북핵 해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전부 떠맡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문: 그런 판단을 하는 이유는.

장성민: 첫째, 북한은 6자회담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북미 양자회담을 원한다. 따라서 6자회담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6자회담에 전념하기보다는 장외에서 문제를 일으켜 북미 양자회담을 이끌어내는 전술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핵 보유선언과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둘째, 부시행정부는 6자회담을 대북 제재를 위한 국제연대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즉 "6자회담으로 해결을 시도해봤으나 북한의 비협조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도 이제 대북 제재의 대열에 동참하라", 이런 의미다. 즉 한국과 중국을 대북제재 대열에 동참시키기 위한 명분축적 수단이 6자회담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면 이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6자회담에서 북미간에 의미 있는 주고받는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것이 6자회담식의 해법이 가지는 한계이다.

가장 좋은 방안은 북미간 직접 담판이고, 그 다음 방안은 6자회담틀내에서 북미간 직접 담판을 짓고 나머지 4개국들이 경제지원과 북한체제안전을 보장해 나가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1차 핵위기때보다 지금이 심각"**

문: 93~94년 제1차 북한 핵 위기와 지금 상황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장성민: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실제로 북폭을 준비했던 클린턴때 상황이 지금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지금이 상황적 측면에서 본다면 훨씬 심각하다고 보는 것이 내가 보는 북핵상황이다.

문: 그 이유는.

장성민: 첫째,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행정부의 차이이다. 전자는 대북 관여정책을 지지했다면, 후자는 대북 봉쇄플러스(봉쇄+고립) 정책을 지지한다.

둘째, 1차 핵위기 당시에는 김일성이라는 카리스마적 절대자가 존재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미국이 제제와 전쟁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자칫 굴복으로 보일 수 있는 타협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김정일은 김일성과 같은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전쟁이 예고되는 위기상황에서 북한의 경직된 대응이 초래될 수 있다.

셋째, 이 두 가지가 위기심화의 요소들이라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은 위기완화의 요소가 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 옵션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네오콘들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선제공격에 대한 유혹을 갖고 있으면서도 쉽게 공격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대신 북한의 핵 물질 유출에 대한 봉쇄와 제재정책은 매우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그것이 결국 북한에게 핵 보유를 허락하면서도 북한체제를 내적으로 붕괴시켜 나가는 네오콘들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미 공화당의 '일본 핵무장화' 공론화 주목해야"**

문: 일본의 핵무장화 가능성은.

장성민: 장기적으로 그리고 잠재적으로 미국은 "일본을 재무장시켜 중국을 봉쇄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것이 탈냉전기 미국의 동아시아 대전략(Grand Strategy)이다. 이 전략이 시작된 것은 97년 미-일 신 가이드라인이 채택되면서부터이다. 미-일동맹이 일본의 무장을 막는 병마개에서 그것을 도와주는 계란껍질로 변화했다고 할 수 있다.

9.11 테러후 미-중간에 협력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 현상일 뿐이고, 그 이면에서는 일본을 이용한 미국의 중국견제와 이에 대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이용한 중국의 재견제 등 세력투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 재무장의 한계는 핵무장이다. 미국은 일본의 핵 보유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 미국의 안보우산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미-일동맹은 근본적으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바로 일본의 핵무장을 촉진시키는 북한의 핵무장을 미국이 허용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 공화당 정책위원회에서 미 상원들에게 배포한 6쪽짜리 정책제안 보고서는 우리를 매우 긴장시킨 자료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핵심 사항은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은 중국에 맞서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해야 한다는 정책제안 내용이다. 미국은 지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보다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결론은 중국이 북핵을 막는데 미국에 협조할 것인지, 아니면 일본이란 새로운 핵 보유 이웃국가를 감내할 것인지를 택일하도록 하는 전략인 것이다.

'일본 핵 카드'는 지난달 말부터 중국사이드로부터 전해 들었는데, 당시 베이징 정가에 나돌았던 내용이 7월에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시 군사공격을 할 지도 모른다는 내용과, 일본의 핵개발을 미국이 용인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일본 핵 카드는 지금 미 상원 공화당 정책제안 보고서에 공개적으로 명시되어 나타나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문: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있겠는가.

장성민: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핵 보유국이 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고 결심을 하면 그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미국과 동아시아 관련국들은 이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 역시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이고, 이에 따라 그간 북한 체제를 지탱해온 외부 생명선이 끊어지게 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북한 체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를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통일한국의 국력신장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다소 감상적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북한의 핵 보유는 일본의 핵 보유를 자극하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중국 모두가 용납하지 못한다. 만일 일본이 핵 보유를 하게 되면 한국도 핵 보유로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상황이 되면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두 개의 전략적 발판을 상실하게 된다. 동아시아는 걷잡을 수 없는 핵 군비경쟁에 휩싸이게 된다. 미국이 통제력을 상실한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중국, 일본과의 군비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것이 국익의 관점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해야 할 이유이다.

***"중국, 북한 제재 진행중. 북-중 항공노선 닷새간 끊기기도"**

문: 6자 회담 중재자인 중국의 역할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장성민: 북한은 식량의 30%, 원유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북한의 팔을 비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중국은 이것을 원하지 않아 왔다. 지금도 겉으로는 이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동안 중국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들이 지원한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놓고 북한의 대외정책을 변경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온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냉전시대에 비해 중국의 북한에 대한 식량과 에너지 지원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영향력도 약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중국은 결정적인 시기에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북 압력을 행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중국의 대북 압력이란 카드로부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첫 번째가 1979년말로 5공화국 주도세력이 12.12 사태를 일으켰을 때였다. 미국은 당시 남한에서 내란 사태가 발생하자 전두환 쿠데타에 비상한 관심을 가졌었다. 미국은 남한이 내란상황에 빠져든 틈을 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불안해 했고, 그래서 극비리에 중국정부에게 단동에서 신의주로 연결되어 있는 송유관 11개를 막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었다. 북한이 남침할 수 없도록 전쟁수행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동결해 달라는 요청이었던 것이다. 당시 중국정부가 미국의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중국에서 북한으로 연결되어 있는 송유관 11개중 7개를 차단시켰던 경험이 있었다.

그 이후로 또 한차례가 있었는데, 2003년 3월이었다. 북-미간 핵 위기가 커졌을 때 계속해서 북한이 핵 회담을 거부하자 중국이 송유관 3개를 3일간 기술적 문제로 차단한 사실이 있었다. 이밖에 북한이 중국정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신의주 경제특구 사업을 진행하자 양빈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을 구속시켜 버린 사실도 있었다.

미국은 그래서 중국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북한 핵개발을 포기 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압력 요구를 받아들여 북한에 일정한 압력행사를 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러한 내용에 대해 중국정부는 겉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아무튼 중국으로부터의 대북 압력이 점진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달 26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중국을 방문, 북한의 6자회담 복귀압력 수단으로 대북석유공급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중국정부에 했다. 이때 중국은 미국의 이 요구를 거부했으나, 이와 동시에 양시위 조선반도 사무판공실 주임의 발언을 빌어 "중국관리들은 대북압력 면에선 식량공급 중단이 가장 효과가 크다고 했다"고 답했다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지난 7일 보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실제로 중국의 대북 식량과 에너지 압박이 일정 정도 착수해 들어가고 있다는 조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북측이 이번 실무급 회담에서 비료요청에 이어 식량도 함께 요청해 온 사실은 중국의 대북식량 공급축소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함께 WFP(세계식량기구)의 대북 식량지원도 미국의 통제로 줄어들었고,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또한 지연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얼마전 보도 역시 미 국무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닌 것 같다.

북한은 6자회담 중단후 지난 1년동안 보이지 않은 심한 압박과 압력을 받아왔다. 북한이 이번에 남북실무회담 카드를 극적으로 꺼내든 것은 바로 미국과 중국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운 일종의 한계 상황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로 보인다.

현재 북한은 에너지난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 평양의 순안공항에서 중국의 심양공항으로 운행되는 북한 비행기들이 요 몇개월 사이에 매우 부정기적인 운항을 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증거다. 심지어 매일 한 두차례 드나들던 북한 비행기가 최근 들어서는 5일 이상씩 연착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니라 비행기를 자주 운행할만한 연료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중국 심양에서 평양순안 공항으로 다시 돌아 가는 비행기조차 연료가 없어 비행기 조종사들이 북한으로 몰고 들어갈 비행기의 연료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의 이런 상황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 에너지와 식량압박을 넣어 달라는 요청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이미 외부 세계가 전혀 모르는 가운데, 중국식의 대북 경제적 압력을 조금씩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황은 중국정부의 태도와 발언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북측의 식량과 연료난을 통해 읽을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중국과 북한 모두 외부적으로는 부인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이러한 상황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나라 역시 중국과 북한뿐일 것이다.

***"외교란 비전과 순발력있는 행보의 결혼"**

문: 그럼 미국은 지금 우리 정부의 대북접촉 태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는가.

장성민: 우리 정부에게는 너희가 할 수 있으면 한번 해 봐라 하는 식으로 팔짱 끼고 쳐다 보고만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 핵 문제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그것 봐라 잘 안되지. 이제 할 만큼 했으니 비켜 보라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다가 계속해서 핵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으면 핵 회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우리 정부와 중국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문: 우리 정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장성민: 남북교류와 한미동맹이 모순되는 정책을 펼치게 되면, 북한도 잃고 미국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양자를 조합시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외교적 원칙과 국익에 대한 판단 능력이다.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전략과 국가 정책적 차원의 대북지원전략을 어떻게 융합 혹은 분리시켜 나가는 것이 좋을지를 잘 연구해 나가야 한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켜 내는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간파할 수 있다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비전과 이 비전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실천력과 전략인데, 이 모든 것을 참여정부에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라 본다.

정부는 중국과 함께 6자회담틀내에서 북-미간 직접대화를 이뤄내는 데 총력을 펼쳐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의 입장인 6자회담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북-미간 직접대화를 원하는 북측의 주장을 수용하는 협상방식인 것이다. 외교의 강점이란 "비전과 순발력 있는 행보(Shrewdness)의 결혼에 있다"는 헨리 키신저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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