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양측은 19일 오전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차관급회담을 속개,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한 장관급회담 날짜와 북핵문제 등 제반 문제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비교적 협상 분위기는 좋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6.15행사 정부파견단이 장관급으로 되고 북핵관련문구가 공동보도문에 삽입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북회담 19일 속개, 6.15정부파견단 장관급 가능성**
개성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김만길 북측 단장과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11시 5분까지 접촉을 가진 뒤 "아직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한 사항을 중심으로 집중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6.15공동행사에 참석할 정부대표단의 '급'에 대해 "행사를 한다고 합의되면 실무적인 문제는 실무협의에서 해 나갈 것"이라며 "급을 정하는 것은 우리가 대표단을 파견하는 문제니까 우리가 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제시한 구상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다른 이의가 없는 상황"이라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해 장관급 대표단이 파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정동영 장관이 가는 것인가'란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그는 6월중 개최에 대해 원칙적인 의견 접근이 이뤄진 장관급회담이 6.15 전에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상중에 있어 말하기 적절치 않다"면서 "다만 6월중에는 개최될 수 있도록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오후에 조금 더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중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야 할 단계에 도달했다"면서 "장관급 회담 일정을 잡는 문제, 핵문제, 인도적 차원에서의 비료지원문제, 6.15공동행사 관련된 문제는 가지가 쳐졌기 때문에 이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의에 반영할 것인가를 놓고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엿다.
***북핵문구 배제될 수도 있는 듯, "핵문제 이미 충분히 얘기"**
이 차관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 등 북핵문제의 공동보도문 명기 문제에 대해서는 "속단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해 아직 구체적인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남측은 그러나 북핵문제에 관한 원칙적 입장을 공동보도문에 명시하는 문제는 장관급회담 을 통해 북측을 설득할 수 있는 만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 차관도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을 출발하기에 앞서 "핵문제는 이미 충분히 이야기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이러한 정부측 전략의 일단을 내비쳤다.
양측은 아울러 오후에 실무대표접촉을 수시로 갖기로 하고 이 자리에서는 분야별 남북대화 일정 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이와 관련 서울에서 출발에 앞서 "최우선 과제는 남북관계 정상화"라며 "오늘은 결실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차관은 오전 접촉 이후에도 "분야별 남북대화에는 적십자와 경추위, 장성급 회담 등이 있다"면서 "그동안 쭉 가동해왔던 주요 회담체 협의체제를 복위하자는 것이며 그런 의미의 분야별 남북대화 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일 이번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장관급 회담을 통해서 협의할 수도 있고 남북대화 정상화 원칙에 합의한 만큼 개별적으로 회담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런 노력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봄철 비료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예년 수준 20만톤에 대해 협의중"이라며 "시기와 절차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해 20만톤 비료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북측이 요청하고 있는 추가 지원분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차관은 아울러 이산가족이나 도로개통행사 등에 대해서도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회담 분위기 좋아. 北대표, "합의 이뤄질 것" **
한편 이날 회담 분위기는 심야까지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못하면서도 이번 회담 시작 이후 오전 분위기로는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만길 단장도 수석대표접촉을 끝내고 나오면서 '이견을 좁혔는가'란 질문에 "합의가 이뤄질 겁니다. 기대하세요"고 답변해 긍정적인 회담 전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12시 30분부터 시작된 오찬도 공동오찬으로 진행됐다. 지난 17일 오찬은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공동오찬계획이 취소되고 개별 오찬으로 바뀐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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