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16일 “북한에의 비료지원은 인도적 지원이고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분, 지원될 것으로 이해한다”고 정부의 대북 지원에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6자회담 진행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다른 선택’밖에 남는 것이 없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힐 차관보, “비료지원 필요한 곳 적절배분 이해”**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하고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와 협의를 갖고 “비료지원 문제는 인도적 지원 성격”이라며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분, 지원될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송 차관보가 전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협의에서 남북회담이 열리게 된 것을 크게 환영하며 이같이 말하고 “이러한 진전이 북핵문제를 다룰 6자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무엇을 원하는지 좀 더 분명히 알 길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그는 또 이날 외교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은 항상 남북 대화를 지지했다”면서 “어떤 진전이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하며 특히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설득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이날 협의에서 현재 개성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북당국자회담과 회담에서 우리측이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문제들에 대해 논의한 뒤 북핵문제에 관해 최근 한-중, 한-러, 미-중, 미-러 등 주요국 정상간 있던 정상회담 협의를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는 집중적인 외교 노력을 평가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재개에 모든 노력, 그러나 다른 선택만 남으면 그렇게 해야”**
힐 차관보는 한편 이날 반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6자회담이 진행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모든 것을 다 하고도 우리가 취하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다른 선택밖에 남는 것이 없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다른 선택’ 언급 발언은 특히 “남북당국자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만드는 아주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우리의 공통의 노력을 위한 호의적인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는 반 장관의 ‘유화 발언’에 뒤이은 것이라 미국의 강경 분위기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그러나 “힐 차관보의 이 발언은 논리적이고 상식적인 발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장관 예방자리에서 다른 선택을 거론할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특별한 의미를 붙일 필요가 없다”면서 “북핵 상황에 따른 상황 논리가 아니라 논리적 귀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어 스티븐 해들리 미 NSC 국가안보담당보좌관의 ‘북한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어떤 증거를 봤다’는 발언에 대해 “일부 증거는 확정적은 증거, 물증과 같은 것이 아니다”며 “하나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긴 목록 징후가 있는데 그 가운데 일부가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송민순 차관보가 최근 밝힌 ‘건설적이고 강화된 외교적 조치’ 의미에 대해서는 “우리 스탠스에 입각해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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