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이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강화된 외교적 조치를 강구할 여지와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혀 ‘강화된 외교적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미 “북핵 위해 강화된 외교 조치 필요 공감”**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전승 60주년 기념행사에서의 한-중, 한-러 정상간 협의결과를 미국측에 설명하기 위해 방미한 송민순 차관보는 이날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미 행정부 고위 실무자들과의 협의 결과를 밝혔다.
그는 ‘강화된 외교조치’의 의미에 대해서는 “반드시 미국만의 조치가 아니라 다른 주요 당사국들이 취할 수 있는 조치도 포함된 것이며, 양과 질 양면에서 강화된 것”이라고 말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도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러한 협의 결과는) 러시아 전승 60주년 기념행사를 전후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정상들의 다각적인 연쇄 회동과 접촉 결과도 감안하고 반영한 것”이라며 “(모스크바에서의 한-중 정상회담) 설명 내용이 앞으로 방향을 어떻게 갈지에 대한 중요한 참고사항이 되기 때문에 미국측과 거기에 기초한 협의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지난 8일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언급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어, 이번 협의에서의 강화된 외교적 조치도 그에 따른 미측 반응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조치 내용에 대해선 “이제 설계 용지를 앞에 놓고 함께 설계도를 그려보는 단계”라고만 언급했다. 송 차관보는 귀국행 비행기에 그의 미국측 파트너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동승해,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북폭격 준비 보도 전혀 근거 없어”**
송 차관보는 아울러 최근 북한 길주 핵실험 준비설과 관련, “관련 보도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정보가 없고, 미국의 대북 폭격 준비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고 타당성도 없으며, 지금으로선 그 가능성마저 뒷받침할 만한 것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북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등 대북 강압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의 시계에 있는 가능성을 얘기해야 하는데, 안보리 회부 가능성의 경우 그것을 현실화하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현재 상황에서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측과 협의에서 “북핵 문제가 계속 유동적이고 해결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이런 상태가 끝없이 지속될 수 없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해, '시한' 문제를 협의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이밖에 ‘북한이 지난 수개월동안 미국과 비공식 접촉에서 북-미간 비공식 양자대화를 가지면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왔다’는 미 <군축협회보> 5월호 보도에 관한 질문에는 “미국이 그런 얘기에 무게를 두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방미에서 미국측이 한-일 역사 분쟁에 대해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중요 동맹으로서 아시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우려를 표시한 데 대해 “노 대통령도 (역사분쟁외에) 한-일간 통상적인 관계는 그에 따라 해나간다고 밝혔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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