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과실로 간염 걸리면 정부가 평생 책임"

혈액관리위원회 결정, "오염 혈액으로 간염 걸린 9명 우선 적용"

대한적십자사가 공급한 혈액제제로 인해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된 경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함은 물론 평생 국가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오염 혈액 때문에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된 경우 국가가 평생 보살펴**

보건복지부는 12일 "혈액관리법 개정에 따라 새로 '혈액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에서 적십자사가 공급한 혈액제제로 인해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적십자사의 보상 기준과 절차를 11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앞으로 적십자사가 공급한 혈액제제로 인해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는 적십자사의 과실이 없는 불가피한 잠복기 감염의 경우에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단순 보균자에 대해서는 1천5백만원(B형 간염)ㆍ2천만원(C형 간염), 간염 증상이 발현되거나 간 기능 이상 등이 발견된 경우에는 2천만원(B형 간염)ㆍ4천만원(C형 간염)의 위자료가 지급된다. 또 적십자사의 과실이 분명한 경우에는 우선 동일한 기준으로 즉각 위자료를 지급한 후, 간염 상태의 진행 정도를 6개월마다 관찰해 상태가 악화될 때마다 요양비, 일실 소득, 장해 보상 등 보상금을 산정해 적십자사를 통해 지급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적십자사의 과실 유무에 상관없이 적십자사 자체 규정에 의해 1천5백만원(단순 보균자), 3천만원(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위자료를 일괄 지급하고 종결 처리해왔다. 복지부는 "이번 보상 지침이 마련됨으로써 적십자사의 과실로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시민들은 평생 동안 국가가 책임지고 보상과 치료비를 지원한다는 원칙이 확립됐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이번에 확정된 지침은 오는 6월1일부터 시행되며 우선적으로 복지부 실태 조사 결과 확인된 수혈로 인해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B형 간염 : 4명, C형 간염 : 5명)부터 적용된다. 혈액관리위원회는 향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를 포함한 수혈 부작용으로 인한 모든 감염 사고에 적용할 수 있는 보상 지침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

***새로 구성된 혈액관리위원회에 환자 단체, 시민단체 참여**

한편 이번에 11일 1차 회의를 연 새로 구성된 혈액관리위원회에는 환자 단체, 시민단체, 민간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혈액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한규섭 대한수혈학회 이사장이 맡았으며, 한국백혈병환우회 권성기 사무국장,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환자권리팀장, 한국기자협회 이상기 회장,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 조한익 본부장, 연세대학교 병원 김현옥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복지부는 "그동안 전문가 및 공무원 위주의 구성과 연 1~2회의 형식적 운영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환자 단체, 언론인, 혈액원 대표 등이 참여하고 위원장도 복지부 차관에서 혈액 관리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새로 구성된 혈액관리위원회는 실질적인 심의기구로서 위상을 갖춘 셈"이라고 덧붙였다.